2015/06 8

무한의 여정, 그리고 표류-홋카이도 여행기 8

9. 달리기 (하코다테-삿포로, 특급 호쿠토) 다시 5시간에 달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비에이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6시간이 넘는 여정, 사실 한국에서도 이렇게 긴 여정을 한적은 KTX가 개통한 이후로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물론 지난해 포항에 축구를 보기 위하여 우리 모임사람들과 갈때 8시간 올때 7시간이 넘는 여정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극심한 고속도로의 정체로 인하여 시간이 늦춰진 것이 불과하였다. 또한 2년전 부산에 갔을 때 해운대로 향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한적이 있었는데 6시간 30분이 소요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둘다 차가 밀리지 않는다면 사실 4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물론 속된 말로 근성남이 되어 청량리에서 출발하여 부전으로 향하는 무궁화호에 앉아 그..

새로운 만남을 위해-홋카이도 여행기 7

8. 꿈을 모아서 (하코다테 아침시장-마슈마루호-하코다테역, 특급 호쿠토)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고 난 뒤 다음날 해가 떴다. 이날도 역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사실 평소 잠이 많은 인물이지만 여행을 오게 되면 잠이 줄고 무언가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일찍 일어난 나머지 여행일정을 점검하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였다. 물론 대부분의 일정이 이동일정이기 때문에 점검할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다만 제일 문제라면 역시 짐, 그리고 추위일 것이다. 첫 숙소의 모습, 이틀이 지나고 나니 많이 어지럽다-2015년 6월 6일 샬롬인호텔 또한 이번 여행에서의 실수는 카메라 배터리 용량에 대해 너무 자신을 했다는 사실이다. 여행을 앞두고서 배터리를 교체했었는데 처음 사..

우리가 사랑을 하는 이유-홋카이도 여행기 6

7. 우리가 사랑을 하는 이유. (쥬지카이-베이에어리어, 하코다테 시덴) 하코다테의 아름다운 바다를 뒤로 한 채 다시 쥬지카이로 향하였다. 외로운 단선에서 다시 복선으로 나뉘는 전차선에 서서 사진을 찍고 다양한 의미들을 생각하였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을 하고 교류를 하고 또 우정을 쌓는 행위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한 장면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전차선이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한 의미를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코다테는 요코하마와 같이 근대적 유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근대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그 지식이 거의 전무하더라도 근대건축을 좋아한다.―이곳에서 수 많은 근대건축물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코다테의 민낯-홋카이도 여행기 5

6. 하늘에서 바라보다. (고료가쿠 전망대-하코다테공원-야치가시라역, 하코다테 시덴) 짧고 굵었던 에조공화국의 흔적을 지나 나는 마법이 풀린 하코다테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고료가쿠 공원 옆에는 고료가쿠를 전망하는 동시에 하코다테의 주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가 되어있는데 그곳으로 향하였다. 높이 98미터의 고료가쿠타워는 하코다테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인구 27만에 어울리지 않게 나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이다. 대도시와 달리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정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렌즈의 이상을 느낀 이후 안경으로 교체하여 성큼 성큼 걸어갔다 가다보니 홋카이도에서만 판다는 야마카와 우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120엔이라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토카츠 우유를 비롯한 다른 우유에 ..

시대의 교차점-홋카이도 여행기 4

5. 하코다테의 민낯 (하코다테역-고료가쿠, 하코다테 시덴) 아침이 밝았다. 최근에는 보통 서울에서 5시 30분 정도면 해가 뜨기 때문에 나의 신체리듬 역시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 날의 피로와 약간의 숙취가 있는 가운데 따가운 햇살이 나의 뺨을 스치고 있어서 금새 일어나고야 말았다. 여기에 여행으로 인한 아드레날린 분비가 넘쳐나는 가운데 티비를 켜고 그냥 일어나버렸다. 몸으로 느끼기에 대충 6시 40분에서 7시 정도라고 느꼈지만 이게 무슨일인가. 시계는 새벽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전에 도쿄에 갔을 때에도 서울보다 30분 정도 해가 빨리 떠서 상당히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 보다 더했다. 아무래도 그야 말로 동쪽 끝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으나 (하코다테의 경도는 호주 시..

수줍음에 대해.-홋카이도 여행기 3

4. 신데렐라의 드레스 (하코다테역-하코다테산 전망대, 시영전차) 드디어 하코다테에 도착을 하였다. 집에서 나온지 11시간만이었다. 조금은 추우리라 예상하였지만 예상을 밖을 벗어난 추위였다. 날씨 예측을 다소 서늘한 수준으로 생각했던 나에게는 비까지 온 뒤 따뜻한 태양마저 가려버린 덕분에 오로지 빠르게 호텔로 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우처에 나와있는 안내에 따르면 호텔은 하코다테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초행길도 모자라 추위까지 엄슴을 하니 가는길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바람은 어찌나 쎄게 불던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캐리어 역시 무겁게만 느껴졌다.―한국의 늦봄 날씨를 예측하고 짐을 쌌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는 덕분에 무게만 더 나가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물론 ..

첫느낌에 대하여-홋카이도 여행기 2.

3. 대장정 (신치토세공항-미나미치토세역-하코다테, 특급 호쿠토) 동해 바다를 건너고 건너 곧 도착함을 알리는 안전벨트 싸인과 함께 비행기를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일본에 들어오고 난 이후 구름이 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정확히 어느 지점을 지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점점 구름이 가까워져가고 구름층을 통과하였을 때 어느 지점인지 비로소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바로 도마코마이 상공을 지나 신치토세 공항으로 접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가에는 빗방울이 맺히고 있었고 무언가 많이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윽고 구릉지대를 지나면서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이국에 왔음을 실감하였다. 천천히 스로틀을 내리고 날개측에 붙어있는 에어브레이크가 펼쳐지면서 엔진 출력소리가 줄..

푸르른 하늘 아래 낙원을 그리며-홋카이도 여행기 1

1. 프롤로그 어느 누구나 자유를 갈망하고 꿈을 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소망은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단어와 함께 소멸이 되고 가슴 속에 아련한 꿈은 그저 한줌의 재가 되어 하늘로 날아갈 따름이다. 그 무엇보다 가슴 속에 남은 갑갑함들...나의 대한 미래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소중한 사람에 대한 생각 현실이 결박 시켜놓은 내 자유에 대한 분출 이 모든 것들이 섞여 있었다. 회사일도 지치기 시작하였고 도회지를 벗어나 낙원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조금은 천천히 내 마음 속의 혼란한 세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를 가야할지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해 갔었던 킨키지방을 갈 것인가 아니면 일본이 아닌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를 갈지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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