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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졌던 이곳, 여행블로그로 다시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고 나이가 들어가며, 한동안 이 곳을 잊으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냥 즐거웠던 기억의 편린으로만 남아 "내가 이런 것을 했었구나..." 정도로 남아 영원히 유폐되어 잊혀진 채로 살아갔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쓴 글이 2015년이더군요. 무려, 8년 전입니다. 당시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글을 썼는지 이런 기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8년이라는 시간 치고 저는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직장은 여러번 바뀌긴 했지만 하고 있는 일은 차이가 없고, 당시 막 대리를 달았던 저는 이제 4년 차 과장이 되었습니다. 곧 있으면 차장달고 부장도 달게 되겠지요. 그러나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명과 암이라는 ..

소곤소곤 잡담 2023.07.30

걸어서 하늘까지-홋카이도 여행기 13.

15. 행복할 수 있다면 자전거를 탄지 어느덧 1시간 40분, 완전히 일상과 유리가 된 나는 이 세상을 다 가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빠르고 어떻게 보면 느리게 스쳐지나갔던 풍경들...이제 비에이에서의 자전거 질주도 조금씩 종막을 향해 치닫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들도 모두 바람과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봤던 라벤더 밭을 상상하며 자전거 패달을 밟아 나갔다. 이윽고, 호쿠세이노오카 전망공원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 보니 많은 패키지 관광객들이 와서 관광을 하고 있었다. 보통 후라노하고 비에이를 한 코스에 두고 패키지 관광을 하는데, 분명 후라노를 들린 뒤 아사히카와를 거쳐 자국으로 날라가는 중국인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공원에서 혼자 라벤더 밭을 누비며 ..

하늘을 달리다2.-홋카이도 여행기.12

14. 변해야 하는 것들... '켄과 메리의 포퓰러 나무'를 떠나 세븐스타 나무로 향해갔다. 잠시 눈 앞에서 흘렀던 눈물이 멈추고 다시 눈 앞에 시원한 아스팔트 길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계속된 오르막길에 조금씩 지치기도 했고, 과거에 비해 떨어진 체력이 너무 아쉽게도 느껴졌다. 분명 충분히 쉬면서 갔다고 생각했지만 30대 초입에 들어선 내 몸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둔탁해진 느낌이었다. 사실 그동안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당장의 삶에 집착하여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달리는 이길이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딘가를 자유롭게 누비는 것. 꽉 막힌 사무실 보다는 푸르른 초원이 달리거나 일상 속에서..

하늘을 달리다-홋카이도 여행기 11.

13. 언덕길의 아폴론 (비에이-패치워크미치) 시간이 되어 자전거 대여소로 향하였다. 하지만 9시가 다 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가게가 열리지 않아 있던 것이다. 분명 블로그에서는 여름에도 영업을 하는 것 같았는데, 가이드북 같은 경우는 6월에는 자전거 대여가 없다는 뉴앙스의 글을 보고서 큰 불안감이 들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된다면 내가 계획했던 것들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여차하면 코인로커에 짐을 맡긴 뒤 도보로 비에이의 패치워크미치를 걸어갈 생각을 하였다. 그래도 혹시라도 9시 정각이 좀 넘은 시간부터 영업이 개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담배도 펴보고 휴대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운명의 시간, 난 이 일정이 엉키는 순간 내가 가지고 있던 가슴 깊은 곳의 로망이 붕괴가 되는 것이다. 오로지 이 생각 뿐이었..

자유의 날개를 펴다.-홋카이도 여행기 10.

11. 고요한 시골의 아침. (숙소-비에이마을-비에이역) 어김없이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분명 전날에 7시에 일어나고자 술을 마시고 잠을 들었는데 그런 것과 상관없이 홋카이도의 이른 태양과 여행에 대한 설레임은 나를 빠른 시간 안에 깨우고 빨리 여행에 나갈 것을 재촉하였다. 그러나 아침식사는 분명 7시에 이야기를 해놓은 상태이고 무려 2시간동안 할게 없는 상황이었다. 잠이나 더 잘까 싶었지만 이미 밝아진 창 밖은 나를 절대로 잠들지 못하게 하였다. 결국 가이드북과 오늘의 일정을 점검하면서 다시금 시간을 체크하고 아무생각없이 티비를 보았다. 아침뉴스도 따분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들 뿐, 더군다나 이 시골에서 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싶었다. 그저 멍때리며 티비만 지켜보다 샤워나 해야겠다는 생각..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홋카이도 여행기 9.

10.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삿포로-아사히카와-비에이) 3시간 15분을 달려 삿포로에 도착하였다. 열차가 3분간 연착을 하는 바람에 아사히카와행 열차로 갈아타는 시간은 12분에서 9분으로 줄어들었다. 담배를 하나 피고 갈아탈까 싶었지만 초행길이라는 마이너스 요소를 고려하여 곧장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였다. 수 많은 기억들 그리고 느껴지는 애상과 내 삶에 대한 모색은 끝을 맺을 줄을 몰랐다. 한국에서 1500km떨어진 철로 위에 고독히 앉아 차창 밖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기는 것, 이것이 바로 기차여행의 묘미일 것이다. -아사히카와와 삿포로를 오고가는 슈퍼카무이, JR홋카이도의 몇안되는 전동차량이다.-2015년 6월 6일 삿포로역 지난 3일전 나를 맞아 주었던 특급호쿠토를 대신하여 새로운 친구를..

무한의 여정, 그리고 표류-홋카이도 여행기 8

9. 달리기 (하코다테-삿포로, 특급 호쿠토) 다시 5시간에 달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비에이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6시간이 넘는 여정, 사실 한국에서도 이렇게 긴 여정을 한적은 KTX가 개통한 이후로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물론 지난해 포항에 축구를 보기 위하여 우리 모임사람들과 갈때 8시간 올때 7시간이 넘는 여정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극심한 고속도로의 정체로 인하여 시간이 늦춰진 것이 불과하였다. 또한 2년전 부산에 갔을 때 해운대로 향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한적이 있었는데 6시간 30분이 소요되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둘다 차가 밀리지 않는다면 사실 4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물론 속된 말로 근성남이 되어 청량리에서 출발하여 부전으로 향하는 무궁화호에 앉아 그..

새로운 만남을 위해-홋카이도 여행기 7

8. 꿈을 모아서 (하코다테 아침시장-마슈마루호-하코다테역, 특급 호쿠토)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고 난 뒤 다음날 해가 떴다. 이날도 역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사실 평소 잠이 많은 인물이지만 여행을 오게 되면 잠이 줄고 무언가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일찍 일어난 나머지 여행일정을 점검하고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였다. 물론 대부분의 일정이 이동일정이기 때문에 점검할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다만 제일 문제라면 역시 짐, 그리고 추위일 것이다. 첫 숙소의 모습, 이틀이 지나고 나니 많이 어지럽다-2015년 6월 6일 샬롬인호텔 또한 이번 여행에서의 실수는 카메라 배터리 용량에 대해 너무 자신을 했다는 사실이다. 여행을 앞두고서 배터리를 교체했었는데 처음 사..

우리가 사랑을 하는 이유-홋카이도 여행기 6

7. 우리가 사랑을 하는 이유. (쥬지카이-베이에어리어, 하코다테 시덴) 하코다테의 아름다운 바다를 뒤로 한 채 다시 쥬지카이로 향하였다. 외로운 단선에서 다시 복선으로 나뉘는 전차선에 서서 사진을 찍고 다양한 의미들을 생각하였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을 하고 교류를 하고 또 우정을 쌓는 행위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한 장면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전차선이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한 의미를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코다테는 요코하마와 같이 근대적 유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근대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그 지식이 거의 전무하더라도 근대건축을 좋아한다.―이곳에서 수 많은 근대건축물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코다테의 민낯-홋카이도 여행기 5

6. 하늘에서 바라보다. (고료가쿠 전망대-하코다테공원-야치가시라역, 하코다테 시덴) 짧고 굵었던 에조공화국의 흔적을 지나 나는 마법이 풀린 하코다테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고료가쿠 공원 옆에는 고료가쿠를 전망하는 동시에 하코다테의 주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가 되어있는데 그곳으로 향하였다. 높이 98미터의 고료가쿠타워는 하코다테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인구 27만에 어울리지 않게 나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이다. 대도시와 달리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정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렌즈의 이상을 느낀 이후 안경으로 교체하여 성큼 성큼 걸어갔다 가다보니 홋카이도에서만 판다는 야마카와 우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120엔이라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토카츠 우유를 비롯한 다른 우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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