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여행 4

걸어서 하늘까지-홋카이도 여행기 13.

15. 행복할 수 있다면 자전거를 탄지 어느덧 1시간 40분, 완전히 일상과 유리가 된 나는 이 세상을 다 가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빠르고 어떻게 보면 느리게 스쳐지나갔던 풍경들...이제 비에이에서의 자전거 질주도 조금씩 종막을 향해 치닫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들도 모두 바람과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봤던 라벤더 밭을 상상하며 자전거 패달을 밟아 나갔다. 이윽고, 호쿠세이노오카 전망공원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 보니 많은 패키지 관광객들이 와서 관광을 하고 있었다. 보통 후라노하고 비에이를 한 코스에 두고 패키지 관광을 하는데, 분명 후라노를 들린 뒤 아사히카와를 거쳐 자국으로 날라가는 중국인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공원에서 혼자 라벤더 밭을 누비며 ..

하늘을 달리다2.-홋카이도 여행기.12

14. 변해야 하는 것들... '켄과 메리의 포퓰러 나무'를 떠나 세븐스타 나무로 향해갔다. 잠시 눈 앞에서 흘렀던 눈물이 멈추고 다시 눈 앞에 시원한 아스팔트 길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계속된 오르막길에 조금씩 지치기도 했고, 과거에 비해 떨어진 체력이 너무 아쉽게도 느껴졌다. 분명 충분히 쉬면서 갔다고 생각했지만 30대 초입에 들어선 내 몸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둔탁해진 느낌이었다. 사실 그동안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당장의 삶에 집착하여 진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달리는 이길이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딘가를 자유롭게 누비는 것. 꽉 막힌 사무실 보다는 푸르른 초원이 달리거나 일상 속에서..

하코다테의 민낯-홋카이도 여행기 5

6. 하늘에서 바라보다. (고료가쿠 전망대-하코다테공원-야치가시라역, 하코다테 시덴) 짧고 굵었던 에조공화국의 흔적을 지나 나는 마법이 풀린 하코다테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고료가쿠 공원 옆에는 고료가쿠를 전망하는 동시에 하코다테의 주변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가 되어있는데 그곳으로 향하였다. 높이 98미터의 고료가쿠타워는 하코다테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인구 27만에 어울리지 않게 나름 큰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이다. 대도시와 달리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기 때문에 정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렌즈의 이상을 느낀 이후 안경으로 교체하여 성큼 성큼 걸어갔다 가다보니 홋카이도에서만 판다는 야마카와 우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120엔이라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는데 (토카츠 우유를 비롯한 다른 우유에 ..

시대의 교차점-홋카이도 여행기 4

5. 하코다테의 민낯 (하코다테역-고료가쿠, 하코다테 시덴) 아침이 밝았다. 최근에는 보통 서울에서 5시 30분 정도면 해가 뜨기 때문에 나의 신체리듬 역시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 날의 피로와 약간의 숙취가 있는 가운데 따가운 햇살이 나의 뺨을 스치고 있어서 금새 일어나고야 말았다. 여기에 여행으로 인한 아드레날린 분비가 넘쳐나는 가운데 티비를 켜고 그냥 일어나버렸다. 몸으로 느끼기에 대충 6시 40분에서 7시 정도라고 느꼈지만 이게 무슨일인가. 시계는 새벽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전에 도쿄에 갔을 때에도 서울보다 30분 정도 해가 빨리 떠서 상당히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 보다 더했다. 아무래도 그야 말로 동쪽 끝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으나 (하코다테의 경도는 호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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