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suwon bluewings

[리뷰] 수원 대 경남

나그네 신군 2007. 5. 24. 12:05
반응형
1.프롤로그

어느 때나 같은 수요일, 어느때나 보는 빅버드 그리고 정말로 이사가고 싶은 곳 수원... 오늘도 역시나 수원역을 통과하여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빅버드를 향하였습니다. 평일의 퇴근길 마냥 몸은 축처지지만 수원블루윙즈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내 삶의 일부이자 이제는 마치 고향같이 느껴지는 것이 저에게는 큰 위안인 것입니다. 수원에만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고나 할까? 전날의 경기에 대한 걱정과 근심 또 온갖 잡념들 이 도시만 오면 그런 모든것이 사라지는 거 같습니다. 그리하여 더더욱 더 저는 빅버드를 향해서 주중 주말 가릴꺼 없이 지방 유학생활을 뒤로 하고 홀가분히 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같은 버스이지만 경기장을 간다는 즐거움에 그 것을 잊고서 어린애 마냥 좋다고 뛰어가 버스카드를 찍고 그 버스를 탑니다. 그리고 경기장에 도착 언제나 매번 같은 모습이지만, 가끔은 살며시 변화가 있는 빅버드의 풍경을 봅니다. 아! 오늘은 피자를 나눠 주는구나 무려 2개월만에 먹는 피자였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썰렁한 W석... 편하게 좋은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혼자 쪽지를 펴고 그냥 이것 저것 줏어적으며 시간을 때우며 오늘도 부디 이기소서라며 되내이면서....

2.전반전

역시나 수원은 예상대로 3백 시스템을 준비하였습니다. 3-4-1-2를 기본전술로 하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4백으로 변화하기도 하는데 오늘도 역시 그렇게 준비하였습니다. 다만 선발명단으로 등록되있던 최성환선수를 대신하여, 케이리그의 원조 하얀거탑 싸빅이 선발로 출전하였습니다.

[3-4-1-2]

------------에두--------나드손------------

-----------------안정환-------------------

---양상민----홍순학----김진우----조원희---

--------박주성---김남일----싸빅-----------

-----------------박호진-------------------

오늘 명단의 특징을 보자면, 그동안 선발출장하지 못하였던 에두나 약간의 부상으로 컨디션이 저하되었던 나드손, 그리고 현재 조금씩 몸을 만들어나가는 안정환 지난 경기에 출장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였던 김남일과 양상민 그리고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홍순학 역시 컨디션 저하로 인하여 그간동안 출장하지 못하였던 김진우 상암전 부상으로 인하여 한동안 빠져있었던 싸빅, 양상민에게 주전자리를 내주면서 그간 묻혀지는가 싶었던 박주성 또한 성남전과 광주전에서의 큰 실수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박호진이 와신상담하기 위해 출장하였습니다. 특히나 조원희나 박주성 안정환등의 선발 출장은 그동안 부진하거나 폼이 망가져서 컨디션 조절을 하기 위해 출전한 기색이 상당히 역력해 보였는데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상대역시 비주전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또한 계속해서 김남일의 센터백 라인 가동이 눈에 띄고 있는데 라인컨트롤과 커버링에 있어서 수준급에 올라있는 김남일을 통해 수비라인의 안정을 꾀할 려고 하는 의도로 볼 수 있고, 김남일의 센터백 경험을 통하여 김남일 자체의 경기를 이끌어가는 시야를 더욱더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고도 봅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볼때 오늘 경기 자체가 테스트 또는 컨디션을 되찾기 위한 워밍업에 가까운 경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경남 역시도 그런 의도가 상당히 다분해 보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경기는 전반 약 30분가량 상당히 지루하게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간헐적으로 수원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 하였고 경남에서는 특유의 공간침투를 통한 공격을 보여줬지만 그다지 내용이 있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수원 역시 쓸모없는 다이렉트 패스로 일관하였고 경남 역시도 수원의 3백라인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뚫지 못하였습니다. 더군다나 경남이 에두 나드손 안정환에게 대인마크를 걸어 둠으로써 수원으로써는 공격적인 움직임에 있어서 좋은 움직임을 창출해 내기란 어려웠습니다. 다만 미드필더 라인에서 홍순학이 종횡으로 많이 움직여주면서 김진우의 부족한 기동력을 보완해줬고 김진우 역시 그런 지원사격을 받아 본연의 역활을 충실히 해주면서 간혹 좋은 패스를 날려주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양상민의 컨디션 난조라고 볼 수가 있었는데 패스가 자주 끊긴다던지 기동력이나 볼터치 모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다행히도 경기를 진행하면 할 수록 그부분이 보완되는 모습은 저를 안도케 하였습니다. 공격진영의 경우 경남의 대인마크를 잘 뚫지 못하면서 상당히 고전했는데 특히 에두의 컨디션 저하가 눈에 띠었습니다. 몸 움직임 자체가 상당히 무거워 보였고 터닝동작의 속도라던지 볼터치 모두 불만족 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경남의 박성철 에게 집중마크를 당하면서 에두 특유의 플레이를 보기란 상당히 어려워 보였습니다. 거기다 안정환 역시 물론 퍼스트 터치가 썩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공을 받을때 튀어오르는 거나 볼을 받은 이후 동작은 다소 썩 좋지 않아 보여, 그역시 컨디션이 그닥 좋은건 아니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안좋은 몸을 이끌고서 처진스트라이커 본연의 역활은 충실히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나드손의 경우 주위 자원들이 계속적으로 막히면서 썩 위협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계속해서 볼을 주고 받는데 있어서 헤매이는 경향도 있었으며, 패스의 길이나 힘 조절이 잘 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는 종전에 있던 발목부상으로 부터 기인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허나 오늘 눈에 띤건 우측윙백으로 경기에 출전한 조원희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경기에 출전한 그는 우측공간을 자유자재로 파고 들어가면서 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수비 상황에서의 어깨를 사용하는거나 태클타이밍 그리고 주발각도를 잡아주는건 여전히 부족해 보였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기본적인 폼을 뒤로하고 어영부영하던 전반전이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김진우가 에두가 넓혀 들어가는 공간을 보고서 여지없이 칼날과 같은 쓰루패스를 넣어줬고 에두는 패널티박스 왼쪽밖에서 엄청난 크로스를 날려주면서(역시 이런거 보면 윙어출신 답다.) 경남 수비수의 키를 넘어 나드손에게 알맞게 연결이 됐고 나드손은 지체하지 않고 그의 특기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수원의 첫번? 득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허나 수원은 거기서 멈출지를 몰랐습니다. 득점이후 수원은 경남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더니 김진우의 또다시 대지를 가르는 듯한 쓰루패스가 나오면서 나드손이 그것을 그대로 패널티박스안 우측지점에서 파포스트를 향해 슈팅하면서 두번째골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김진우 특유의 칼날같은 패스가 반골은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였고 나드손의 날카로운 골감각이 살아나는거 아닌가라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였습니다. 약 40분여간의 정적 그리고 5분간의 폭풍,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자면 젊은 경남 선수들이 균형이 깨지자 그 중심이 흐트려졌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2.후반전

후반전에는 전반보다는 나아진 경기력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경남역시 흐름을 뒤집어 보기 위한 노력을 많이 보여줬습니다.허나 양팀다 효과적으로 공략하지를 못하였습니다. 결국 수원은 60분에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았던 에두를 대신하여 박성배를 투입하였고 이어 61분에는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썩 좋지 못한 탓도 있고 다음경기를 대비한 체력을 위해 나드손을 대신하여 남궁웅을 투입하였습니다. 이후 수원은 3-4-1-2를 유지해주면서 아래와 같은 선수구성을 하였습니다.

----------박성배--------안정환----------

---------------남궁웅-------------------

---양상민---홍순학---김진우----조원희---

-------박주성---김남일----싸빅----------

----------------박호진------------------

공격진 자체에 변화가 왔는데 안정환이 톱으로 올라가면서 남궁웅이 그 자리를 대신하였습니다. 남궁웅의 경우 처음 교체되면서 오랜만에 나온 1군경기여서 그런지 다소 해메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수원은 67분에 종아리쪽에 부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박주성을 대신하여 문민귀를 투입하였습니다. 이로써 문민귀는 올해 경남전에만 출전한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선수변화를 통해 수원은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하였는데 아래와 같았습니다.

-----------안정환-----박성배-----------

---문민귀---홍순학---김진우----남궁웅--

---양상민---김남일---이싸빅----조원희--

----------------박호진-----------------

남궁웅의 경우 제자리를 찾은거 마냥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파고드는 움직임과 직선으로 파고드는 움직임 모두다 적절하였고 문민귀의 경우 전형적인 일직선방향의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공격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전히 미들라인에서는 홍순학이 전후 좌우 가리지 않고 움직여주며 미들의 축을 잡아주면서 패스를 연결해주고 있었고 김진우역시 그를 보좌하여 본연의 역활에 충실 하였습니다. 또한 김진우의 경우 조원희의 부족한 수비력을 옆에서 많이 도와줬는데 이를통해 수비의 안정화를 꾀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변화를 주면서 수원은 다시금 폭풍을 몰아쳤습니다. 왼쪽사이드에서 오버래핑을 하던 양상민이 길게 크로스 한것이 아크서클부근에서 박성배와 안정환을 통과하여 남궁웅에게 닿았고 남궁웅은 수비가 오른발 각도를 잡고서 공간을 좁게 만들었지만 여지없이 오른쪽 구석으로 찔러넣으면서 수원의 3번째 득점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로써 남궁웅은 수원에서 약 4년여만의 득점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날지를 몰랐습니다. 또다시 수원은 몰아쳤고 2분뒤 문민귀가 감각적으로 올려준것을 안정환이 골키퍼가 쉐도하는 것을 침착히 보면서 밀어넣었습니다. 그리고 경남은 만회를 해보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미들이 남북으로 떡하니 갈리면서 오히려 수원에게 좋은 찬스들을 제공하였지만 수원은 그것을 살리지 못한체 90분 경기가 종료 4대0으로 승리하였습니다.

90분중 30분정도는 나름 괜찮은 수준을 보여줬지만 나머지는 다소 불만족 스러웠습니다. 물론 경남의 지능적 수비앞에서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한것도 있었고 그간 경기에 나오지 않았거나 또한 컨디션이 난조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하여 나왔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바라지는 않았던건 사실입니다. 물론 미들에서 홍순학이나 김진우 그리고 조원희등이 눈에 띄었지만 어찌됐던 4-0이라는 스코어는 오늘의 경기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다만 수원과 경남을 가른거라면 선수들의 경험차이 그리고 골문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이 경남보다는 수원이 더 앞섰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력으로 다른팀들을 상대하기란 어려울 것입니다. 더욱더 단련해야 하고 여기서 더 발전해 나가야만이 우승컵에 도달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4.오늘의 영웅(평점은 주관적으로 매겨준 평점입니다.)

나드손 6.5-오늘 전반적으로 움직임 자체는 좋지 않았지만 승리를 이끌게하는 연속 두골이 있었기에 그는 충분히 영웅으로 대접받을만 하다.

홍순학 7.0-미들 중심축 구성에 있어서 크나큰 역활을 해줬다. 꾸준히 패스를 연결시켰으며 그로부터 수원의 모든 연결은 시작 될 수 있었다.

김진우 7.5-홍순학의 지원사격을 받아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두개의 결정적인 패스를 보여줬으며 상대가 치고 들어올때마다 방해요소로써 착실히 해줬다.

*본글은 소풋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sofoot.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