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간의 준비..
미래에 대한 불확신...
결국 혼자가 된 여행...
하지만...

1. 준비부터 도쿄에 가기 까지.

1-1) 더이상의 loser는 싫었어
 
 처음 내가 도쿄여행을 기획하기 시작한건 작년 이맘 때 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언제든 기회가 되면 가자고 맘먹었지만 실제 쉽지는 않았다. 이유인즉슨 금전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상태 또 여러 개인적으로 힘든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에 쉽사리 추진하기는 어려웠고 또 내 자신의 의지가 그리 확고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20대라면 아직 꿈 많은 20대 중반이라면 굳은 의지와 내 생애에 있어서 작은 목표를 꼭 하나쯤을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적어도 2009년이 가기 전에는 말이다. 

 실제로 처음에는 혼자 가는 것을 목표로 기준을 정하였다. 그러나 혼자라는 생각에 약간의 의지박약 증세를 보이며 정말 갈 생각이 있었던 건지, 돈은 어찌 마련할지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다. 그냥 되면 되는거고 안되면 안되는거고 이건 뭐 케세라세라 될 때로 되라였다.ㅡ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갈 의지가 전혀 있지 않았던 것 같다.ㅡ그런데 어느 날 친구들이 술한잔하자고 해서 오래간만에 일산까지 갔다. 그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 단기적인 생각들이 오고가고 있던 찰나였다.

"야 나 이번 연말에 도쿄 한번 다녀올려고 아무리 못해도 20대 꺾이기 전엔 외국한번 다녀오고 싶거든"

솔직히 그다지 생각하고 뱉은 말은 아니었다. 술기운에 그리고 뭔가 애들 앞에서 나도 뭔가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내 절친한 친구 중 한명인 H군이
"야 같이가자. 혼자가는 것 보단 낫잖아?"

 이 한마디에 나는 혹하였고 친구들과 20대 중반에서의 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돈. 사실 그 중에서 경제적 수준이 가장 열악한 사람은 나였기 때문에 일본얘기를 가장 먼저 꺼낸 나로써는 그다지 할말은 없었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내뱉는 수 밖에 없었다.

"12월 까지 150만 모아놔보자. 그리고 내가 모으나 못모으나는 그 때가서 두고보자고"

 그렇다. 나는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남자가 말을 뱉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법.
그 이야기 한방으로써 나는 정말로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서 내가 주도하고 또 내가 짠 루트에 친구들이 올라타는 컨셉이라면 더더욱 하고 싶었다. 그 날부터 무언가에 홀린 듯이 나는 각종 항공권 관련사이트와 각종 숙박관련 사이트들을 이 잡듯 뒤지면서 견적을 뽑아냈다. 물론 유명포탈사이트에 있는 일본여행관련 카페에도 가입해서 하루에 몇 시간 씩 죽어라 눈팅을 했다.ㅡ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약간의 시간낭비를 했다. 결국 녀석들은 가지 못했으니깐!ㅡ그렇게 대략적인 견적과 코스를 구상했고 얼마정도 기간에 어느정도의 돈을 모으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나 중요한건 가서 먹고 잘 수 있을 만한 금전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 무조건 자력으로 그 곳에 무조건 가겠다는 마음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뒤지고 또 뒤졌다. 또 먼저 말을 꺼낸 내가 부끄럽지 않도록 뒤지고 또 뒤졌다. 이어 8월 경 나는 어느 한 학생전문 여행사에 채용이 되었고 금방이라도 업무에 투입될 줄 알았다. 그러나 9월 초 나는 업체로 부터 한가지 안좋은 소식을 들었다. 신종플루[각주:1]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학교들이 행사를 취소하였고 언제 어떻게 내가 투입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신종플루의 공포는 나의 모든 계획에 차질을 주기 시작했고 그대로 나는 엄청난 미래의 불확정성에 갇혀 시간만 축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진심으로 마음 속에서는 당장 12월에 떠나고 싶은데 그리고 여유 있게 여행을 즐기고 싶었는데...내 작은 목표에 있어서 큰 암운이 드러워지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 덧 9월 중순, 이대로라면 도쿄는 커녕 아예 여행을 포기하고 겨우내 집에서 처박혀 공부나 하게 생겼던 것이었다.

다음편에 이어서...

필자의 말: 이번편은 일종의 파일럿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7박 8일간의 도쿄여행에 대해 제대로 그리고 한번 쯤 써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는 측면과 또 맛깔 스럽게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시간적인 여유가 큰 상태에서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올 여행기도 계속 읽어주시길 부탁드리며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칩니다.
  1. 지금이야 신종플루하면 계절독감보다 조금 더 강하고 조금 더 귀찮은 녀석이지만 당시에는 인류를 종말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위험하고 유력한 질병 같아 보였다. [본문으로]
Posted by 석유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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