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여행기는 2010년 9월 2일부터 9월 9일까지 총 8일간 도쿄와 그 주변지역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날짜가 다소 지났기 때문에 현재의 사정과는 안맞는 면이 있을 수 있으니 이점 유의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이 지역의 테마를 잡는다고 하면 시간의 흐름이라고 해두겠다. 세포로 시작하여 현대 문명의 발달에 이르기 까지 진화를 거듭하는 인류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에노에서아키하바라로 향한다면 시간의 흐름속에서 현재 우리네 생활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한손에는 테블릿피씨를 들고다니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진 이 시대까지. 물론 아키바자체가 오타쿠 문화 양산지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전자제품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는 점을 상기해두자. 

지난번에 끝내지 못한 시타마치 풍속자료관 부터 시작하겠다.
 


1950년대의 일본의 생활상을 복원해 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다다미바닥을 중심으로 석유곤로 흑백텔레비전 그리고 유타카가 인상적이다.


 시타마치 풍속자료관에 가면 정문에서 맞아주는 녀석이다. 당시 1920년대 정의 공중전화기로 추정이 되는데 이런 것들은 보자면 충분히 입장료의 가치는 한다고 보인다. 물론 규모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큰 규모의 현대사 박물관을 생각한다면 지나친 오산이다.

 이제 시타마치 풍속자료관을 빠져나와 아메요코 시장으로 향하였다. 이 때 당시 온도는 평균 영상 36도. 도쿄에서는 일사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거기다가 비도 오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열은 그대로 나를 강타하였고 나의 활동량을 감경시켰다. 게다 과거보다 20키로 이상 더 나가는 내 체중까지 더해지니 이건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기서 더 돌지 않으면 아까운 순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난 걸었다.


 지난 번엔 저녁시간 때쯤에 방문했던 아메요코시장. 저녁에 본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곳 같은 경우 다양한 종류의 의류부터 식료품까지 구할 수 있는데 어찌보면 우리나라 재래식 시장과 큰 차이는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음식이나 파는 것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소소한 재미가 느껴지는데 각종 쇼핑센터와 백화점에 지친 당신이라면 충분히 구경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주말이라 사람이 참 많았다.


문어를 무엇에 담그면 저런 이쁜 색깔이 나오는가? 궁금하다. 조리법만 안다면 사먹어보고 싶다.

 

 이제 아메요코 시장을 지나 아키하바라로 향하는 중이다. 근대화를 거쳐 자본주의의 상징인 시장을 만났고 이제 오타쿠들의 본거지이자 세상의 전자제품이 모이는 곳 아키바로 향한다. 물론 지난번에 충분히 충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사실 새로울 것은 전혀 없지만 또 다른 시각 또다른 재미를 느끼기 위해 그 곳으로 향했다. 참고로 이 길은 아메요코 시장을 나와 야마노테센을 그대로 따라 들어가는 길인데 주점이 많고 아저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이다. 이 근처에 숙소가 있다면 저녁때 선술집에서 맥주한잔 하길 권한다. 참고로 다소 어둡고 뒷골목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여자 혼자 단독으로 이 거리를 배회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물론 남자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렇게 약 30여분을 걸어 아키바에 도착, 가는길에 마침 다이캐스트 전문샵이 있어서 들렸다. 이 샵의 경우 철도부터 항공까지 매니아들을 위한 다이캐스트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물론 우리네가 타는 것들과는 매우 다르지만 일본에서 현역으로 뛰는 모든 철도 모형들은 다 있는 듯 싶었다. 아마 이런 샵들이 도처에 널려있으니 일본인 다수가 철덕이 되는 것이겠지.  


정말 다양한 철도 모형들.



3층인가로 올라가니 항공기 다이캐스트가 위치하고 있었다. 보다보니 이미 아주 예전에 퇴역한 대한항공 707-300기 모형이 있다. 만약 당신이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다면 꼭 이런 다이캐스트 샵에 들리기 바란다. 또한 이 가게의 경우 비단 다이캐스트 뿐만 아니라 프라모델도 팔고 있으니 모형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꼭 꼭 가주기 바란다. 의외의 득템을 할지도 모란다. 솔직히 나도 무지 지르고 싶었지만 제한된 예산내에서 다이캐스트를 지른다는 것은 미친 짓이기 때문에 아쉬움을 느꼈다.

 이제 다시금 이 곳을 빠져나와 아키바역 주변으로 향하였다. 가면서 지정된 흡연장소에서 담배를 피고ㅡ치요다구는 금연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흡연이 가능한 건물이나 장소가 따로 있다.ㅡ그냥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돌았다. 참고로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사진기 꺼낼 힘도 없었고 꺼내기도 귀찮았다. 그래서 더더욱 사진은 부족 할 수 밖에..그렇게 걷고 걷다보니 애플샵이 있어서 낼름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덩치 큰 흑형하나가 유창한 일어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나도 모르게 "ちょっと、すみません。”이라고 말한 뒤 급히 자리를 옮겼다. ㅡ참고로 도쿄의 경우 흑인 알바생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시내에 흑인들이 많다.ㅡ그리고 널려있는 맥북들과 아이폰4 그리고 아이패드 정말 눈돌아가는 지 알았다. 처음으로 만져보는 아이폰4와 아이패드..(당시엔 한국 출시 전)


가방에 넣기 딱 좋고 무게도 적당하고 화면크기도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였다. 한 5분정도 만지작 거린 결과에 의하면 필요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질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본 아이폰4 당시 내 옴니아2는 최악의 환경을 자랑하고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10분간 만져본 아이폰4는 정말 신세계였다. 직접적인 비교를 위해 두개 갖다놓고 찍은 사진도 있는데 어디로 갔는가 모르겠다. 이 때 느낀건 '아 핸드폰 바꾸고 싶다'였고 왜 한국엔 아이폰이 늦게 나오냐였다. 물론 난 여전히 옴니아2를 사용하고 있고 곧 갤럭시S2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 당시로서만해도 생각하기 힘든일이었지만.

 

아키바의 거리 저 위의 철도는 츄오센이던가? 변한 것은 없다. 다만 주말이라 사람이 정말 많았다는 것.

 

덕후들 설레이는 사진.

 


 아키바 동부지역 요도바시 카메라 앞. 참고로 이 뒤엔 숨겨진 흡연장소가 있는데 많은 이들이 흡연욕구를 참지 못해 대충 피고 대충 꽁초 버리고 째는 장소라 보면 되겠다. 한국인 여행객이라면 그냥 묻혀서 피우고 경찰한테 걸리지만 말아라. 물론 그렇다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라는 것은 아니다 안하는게 최선이지만 진짜 모르겠으면 그렇게 하라는 이야기다. 

 또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장면을 한가지 발견했는데 어느 커플들이 메이드 카페에서 나온 메이드에게 시중을 받으며 음식을 먹는 장면이었다. 뭔 체리 같은거 먹던걸로 기억하는데 커플들이 사이좋게 염장질하면서 메이드에게 대접받는거 보니 일종의 재미있는 문화라는 생각도 들면서 시중드는 메이드 열받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키바역 동쪽 지역의 버스정류장. 참고로 저 뒤편엔 오아시스라는 흡연실이 있다. 진짜 오아시스이다 흡연자에겐.


2009년 여행당시와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

 


돌다보니 오챠노미즈 가는 길이 나왔다. 자세히 보면 오챠노미즈의 갈라지는 철도 사진이 나오는 포인트가 보이는데 거리감에 대한 착각으로 오챠노미즈에 가지 않았다. 솔직히 가서 그 사진 한번 찍어보고 싶었는데 내 실수이다. 아....아까워라.


다시 아키바로, 도처에 널린 메이드카페 호객꾼들과 다양한 니즈를 가진 소비자들의 모습. 이들이 모두 덕후들은 아니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전자부품 파는 곳이니깐.

 

 여기저기 돌다가 아키바역 근처로 왔다. 근데 뭔가 무대가 설치되어있고 옆에서는 터키케밥 파는 아저씨가 "이랏샤이마세!"를 외치는 아주 다양한 모습이 공존되어있는 공간.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이 공간에 무언가 해서 나는 잠시 발길을 멈추고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나름의 고정팬들인가 DSLR을 들고서 누군가 나오길 기다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응? 얘들 누구임?


 사회자들의 만담이 시작되었다. 내 기억에 의하면 나름 공연을 많이 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 곳에 오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뭐 공개방송 이런 것으로 착각을 하였으나...

 


 바로 사쿠라구미라는 그룹의 공연이었다. 전형적인 일본 아이돌 댄스의 노래를 들려줬는데 최근에 안 내용이지만 이들은 아키바 아이돌이라 하여 아키바를 근간으로 활약하는 소규모 아이돌들 중 하나였다. 좋게말하면 이 동네에서 유명한 사람들 안좋게 말하면 듣보잡들이었던 것이다. 노래의 퀄리티나 코스튬 자체가 워낙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 그냥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물론 나름의 인기가 있나 주변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데 개중엔 이들의 진성팬들도 여럿 보였었다. 생각해보니 이 근처로 AKB48의 공연장도 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지 않으므로 패스.


다시 아키바역으로 향하는길. 저런 것 보면 문화적 컨텐츠의 다양성이나 인디문화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는 일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순수한 열정으로 하라주쿠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디들과는 비교 불능이긴 하지만 저런 소형기획사들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컨텐츠를 양산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정형화된 문화컨텐츠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키바 오아시스의 모습. 다시한번 말하지만 치요다는 전체가 금연지역이다.


이케부쿠로에서 약속이 있어서 이케부쿠로로 향하는 길. 역시 야마노테선을 따라서 간다.


 주말의 아키바하라역의 모습. 여기저기 짐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있는 여행객들도 보이고 매니아들도 보인다.  


그리고 이케부쿠로 역에 도착, 2009년 여행당시 숙소로 삼았던 지역이라 낯이 매우 익은 모습들이다. 이날 고등학생들의 댄스공연도 있었는지 녀석들이 정돈하고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약속시간 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서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시간 때우기 중.


그리고 난 현재 여행중이라고 밝히신 여행객 이모씨를 미즈호은행 앞에서 만나 이케부쿠로에 중국인들이 많다는 이유로 다시 전철을 타고 오오츠카역으로 이동하였다. 솔직히 숙소가 있는 스가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난 그 분과 만나 이 맛있는 안주와 산토리 양주를 먹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대로 막장이 될 때까지 술을 마셔댔고 이는 다음날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일본에 도착한지 3일째를 마무리지었다. 우에노-아키하바라 연선의 경우 보통은 아메요코 시장과 이어서 아사쿠사로 이어지는 라인들을 많이 택하게 된다. 물론 이들이 워낙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긴 하지만 아사쿠사의 경우 정제되어있는 매력이 있기보다는 인위적이고 조잡한 느낌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센소지를 중심으로 나카미세를 통해 어거지로 전통적인 분위기를 연출할려고 하지만 말 그대로 무언가를 느끼기엔 무리라고 생각이 된다. 뭔가 당신이 테마를 정해 여행을 떠난다면 난 우에노-아사쿠사 보다는 우에노-아키하바라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일본의 근대와 현대 더 나아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끊임없는 연장선상이라는 테마를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루트를 통해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Posted by 석유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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