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suwon bluewings

[늦은후기] 수원-야반도주: 화려하게 해치우다.

나그네 신군 2007. 5. 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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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뭐 언제나 조치원에서 수원을 올라가는 길을 지겹기만 합니다. 매일 보는 풍경 그리고 언제나 같은 역 같은곳에서 하차.. 가끔은 마치 제가 방배동에서 일할때와 같이 출퇴근 시간같은 지루함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하긴 1년을 넘게 그짓하고 있지...)하지만 어찌하겠습니까? 내가 사랑하는 수원의 경기를 봐야 하는 것을 매일 타는 2시 23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수원역에서 대전쪽에 지인을 만나 여러가지 환담을 나눴습니다. 이후 빅버드에 도착.. 언제나 빅버드의 풍경은 봄의 낭만이며 가족적 분위기의 연속입니다. 한껏 여유를 부리면서 경기장에 입장하였습니다.

2. 전반전

수원은 전반전을 3-5-2형태로 준비하였습니다. 제가 확실하게 체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지션이 달리 보일 수 있겠지만 처음 자리한 형태와 달리 움직임 자체는 아래와 같았기에 정리합니다.

---------서동현-----박성배----------

---------이관우-----백지훈----------

--양상민------송종국------김대의----

-----마토----이정수----곽희주-------

-------------이운재-----------------

수원은 최근에 3백에 대한 실험을 했었습니다. 대전전에서 보여주게 되었는데 썩 그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렇게 3백과 4백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우선 눈에 띠는건 김대의 선수와 양상민 선수의 윙백 포지션이었는데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SK팀에게 양 윙백이 매우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컸습니다. 사실상 원래 3-5-2 포지션이 아닌 사실상 3-1-2-4포지션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양상민이 다소 수비적으로 내려오고 곽희주가 김대의의 빈공간을 채워줌으로써 변형된 형태의 4백 구성을 보여줬는데 이 역시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했던걸로 보입니다. 또한 백지훈과 이관우의 적절한 포지션 체인징을 통하여 상대수비를 혼동시키도록 하였고 이관우나 백지훈이 사이드로 빠질경우 양 윙백이 가운데로 와주면서 패스길을 열어주는 형태의 공격패턴이 많이 보였습니다. 송종국 선수의 경우 본연의 홀딩역활을 해주면서 필요에 따라 이관우나 백지훈 선수와 포지션 체인징을 하면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때도 있었습니다. 상당히 공격빈도수나 활동량 면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전반전에는 말그대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 처음부터 수원은 상대를 거세게 몰아 쳤는데 상대의 두터운 몸빵 수비에 밀리면서 다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러한 강한 수비에 눌려 롱볼에 의한 축구를 하면서 다소 비효율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슬슬 미들을 거치면서 짧은 패스 위주로 나가면서 공격의 날카로움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이라면 서동현 선수의 움직임이었는데 박성배 선수가 안쪽으로 움직여주면 서동현선수가 바깥쪽으로 돌아들어가면서 빈공간을 점유 시켜줬어야 하는데 박성배 선수가 안쪽으로 빠지면 같이 안쪽으로 빠져버리는 뭔가 좀 부적절한 움직임들을 보여줬습니다. 덕분에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내기는 다소 어려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원은 피치를 넓게 쓰면서 수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애썼고 끝내 그 결실은 맺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관우가 파포스트로 크게 보내준것을 김대의가 그대로 다이렉트 슛팅을 시도했고 그것이 빗맞아 박성배에게 연결되면서 그대로 골... 박성배의 절묘한 위치선정이 빛을 발한 골이었습니다. 그동안 상암팀에 있으면서 마음고생이 상당히 심했던 그 였기에 그날의 골은 정말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 줄 수 있었던 골이었습니다.

이후 수원은 더 많은 골을 얻어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수비라인은 계속하여 전진하고 있었고 양윙백의 오버래핑은 더욱더 날카로워 졌습니다. 사이드에서 좁게 들어가는 크로스라던지 미들라인에서의 적극적인 공격 그리고 계속적인 포지션 체인징과 선수들의 엄청난 기동력은 상대를 괴롭히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물론 SK의 경우 조진수의 돌파력을 활용한 역습 루트를 상당히 많이 활용하였지만 수원의 견고한 3백을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다만 니콜라의 장신을 이용한 셋피스는 니콜라의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기는 했으나 킥자체가 부정확하여 그들의 꿈은 무산이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수원 미들라인의 엄청난 기동력은 그들이 쉽사리 공격적으로 올라오지 못하였고 매번 공격을 시도하는 패스를 시도할때마다 공은 수원에게 왔습니다. 정말 완벽함 그자체 후반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였습니다.

3. 후반전

수원은 별다른 변화없이 후반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상대의 경우 한골을 실점한 이후 4백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올 기세였습니다. 공격축 자체가 이리네에게 상당히 몰려있었고 이리네의 발을 거쳐 조진수 그리고 이후 심영성이 스코어링을 노리는 형태였지만 미들의 압박에서 패배하면서 공격진영으로 넘어오는 패스는 별다른게 없었습니다. 수원의 경우 더 많은 득점을 위해 계속해서 몰아 부쳤습니다. 허나 앞서 지적했듯 서동현의 부적절한 위치선정은 미들이후의 공격진영에서의 날카로움을 다소 감소시키는 요소로써 작용하였습니다. 한가지 다행인것은 이관우의 패스 템포가 빨라지면서 공격템포 역시 빨라질 수가 있었는데 미들라인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마토가 낮게 깔아주고 이관우가 세컨볼을 노려주는 새로운 셋피스는 상당히 위력적이었는데 아쉽게 옆그물을 맞으면서 득점에는 실패하였습니다.

이후 수원은 약간의 부상을 입은 박성배를 대신하여 에두를 투입합니다. 에두는 나오자마자 엄청난 기량을 뽑내며 그가 왜 팔방미인인지 잘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에두는 서동현에게 엄청난 패스를 선보였고 서동현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골키퍼를 제끼고 득점! 이후 수원은 2대0으로 앞서게 됩니다. 참고로 에두가 나온이후 완벽한 형태의 4-4-2로 전환을 했는데 이와 같았습니다.

-----------에두------서동현------------

---김대의---백지훈---송종국---이관우---

---양상민---마토-----곽희주---이정수---

----------------이운재-----------------

이때 수원은 송종국과 이관우가 위치체인징을 자주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윙미드 역활과 중앙미들역활이 둘다 가능한 선수들의 조합은 수비적 상황에서는 송종국이 윙미드 위치로 이동을 해주고 공격적 상황에서는 다시 이관우가 윙미드 역활을 해줬습니다. 역습시에는 백지훈이나 이관우가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양 사이드로 전개하여 다시 중앙으로 돌아오는 형태를 보여줬습니다. 이후 수원은 양상민이 빠지고 이현진이 들어오고 서동현이 빠지고 안정환이 들어왔습니다.

----------에두------안정환-------------

---이현진--백지훈---송종국----이관우---

---김대의--마토-----곽희주----이정수---

---------------이운재------------------

여기서 상당히 재미있는 사실은 김대의의 왼쪽 사이드백 기용이었는데 아무래도 체력적으로나 공격의 날카로움에 있어서 떨어져가는 그에게 이러한 포지션을 제공하는거 자체가 상당히 생소했습니다. 물론 2군경기나 연습경기에서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훈련을 수행하긴 하였지만 언제나 공격수였던 그가 사이드백을 본다는거 자체가 다소 의문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일이 나왔습니다. 에두 선수는 공중볼을 다투던중 상대 선수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하였고 여지없이 퇴장당하고 말았습니다. 정말이지 그의 활약은 짧고 굵었습니다.

이후 수원은 안정환을 원톱에 세우고 수비라인을 내림으로써 잠구기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닌 백지훈과 이관우의 기동력을 활용하여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시도를 많이 보여줬는데 그것이 결국 성공하고 말았습니다. 이관우는 공을 바로 컷하여 빠르게 치고 올라갔고 이를 송종국에게 넘겨주고 송종국은 바로 백지훈에게 백지훈은 다시 이현진에게 이현진은 다시 백지훈에게 주고 빠진다음에 다시 공을 받아 백지훈에게 연결하면서 그대로 헤드샷 슛팅!!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3대0 이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수원은 계속하여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긴패스를 시도하면서 상대의 골문을 노렸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에 걸리고 안정환의 아쉬운 컨트롤 미스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SK는 이후 주도권을 잡고서 계속적으로 공격하였지만 미들에서 공격까지 나가는 패스가 빠른데 비하여 공격진영서 적극적인 움직임이 부족하면서 패스스피드가 죽어버리면서 공간을 쉽사리 창출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순간적으로 수원 수비가 한쪽으로 몰려버리면서 심영성이 그대로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뭐 역시 예상대로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후 휩쓸 소리가 울렸고 수원은 3대0 완승 리그에서는 지난해 정규리그 후기에서 성남을 3대0으로 이긴이후 간만에 3대0 승리를 걷었습니다.

정말이지 완벽한 하모니의 결합체였습니다. 포지셔닝에서의 호흡문제 역시 많이 좋아졌고 공격조직력 역시 상당히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한꺼번에 3명이 볼을 흘리면서 찬스를 놓치는 재미있는 순간도 있었지만..)또 이관우와 백지훈이 동시 출격함으로써 공격축자체가 분산되는 효과가 상당하였습니다. 수원 공격의 시작은 그 둘의 발로부터 언제 어느때던지 시작이 되었고 송종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에 힘입어 그들은 얼마든지 공격 할 수가 있었습니다. 패스 워크를 보여줄때의 움직임역시 상당히 적극적이고 많이 뛰어주면서 볼을 계속 소유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ㅡ알다시피 수원전술의 핵심은 바로 기동력입니다.ㅡ언제든지 누구든지 동에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공간을 창출해냈고 그것들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공격시에도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통해 공격의 숫자를 늘려주고 득점의 확률을 높여주는 것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매일마다 이러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잘하면 우승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어쨌던 수원은 그들을 화려하게 해치워버렸습니다.

4.평점

이운재 6.5-뭐 달리 한건 없었다. 그들의 공격이 워낙 빈약했기 때문에 하지만 심영성의 결정적인 슛팅을 막아낸건 대단하였다.

이정수 6.5-센터백 역활을 맡으면서 좋은 커버링을 보여줬다. 하지만 섣부른 태클은 금물이다.
곽희주 7.0-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주었고 마토와 합세한 그는 마치 견고한 벽과 같았다. 이정수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수비를 해내는건 정말 대단하였다.
마토 7.5-그가 없으면 수원의 수비는 누가 책임지겠는가? 수비 뿐만 아니라 팀 사기 자체를 바꾸는 선수다.

양상민 6.5-여러차례 좋은 크로스를 선보였으며, 수비력역시 노멀이었다. 다만 가끔씩 보여주는실수는 좀 위험하다.
김대의 7.0-활발한 움직임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상대를 공략했으며 그로 인해 수비가 쏠리는 현상을 보일 수 있었다. 거기에다 어시스트까지 기록 정말 잘해주었다.
이관우 7.5-전반에는 다소 템포를 끊어먹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쉽긴 하였지만 수원의 공격의 그의 발로 시작한것은 명백하며 또한 그가 경기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반전에 템포를 살려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칭찬할만한 것
송종국 8.0-측면출신 답게 다소 시야가 제한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김남일이 가지는 역활의 80%이상은 해줬다고 본다. 적시 적소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었고 바로 공수조율역시 안정적이었다.
백지훈 7.0-수원의 공격축을 이끌어주는 중요한 선수이다. 언제나 기동력이 탁월하고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통해 골까지 기록하였다.

서동현 6.0-공격상황시 위치선정이나 포지셔닝이 심히 불만족 스러웠다. 하지만 어쨌던 그는 골을 넣었다.
박성배 8.0-정말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골문을 계속적으로 파고 들었다. 또한 쉐도우 스트라이커로써 넓은 활동폭을 통해 흔들어줬으며 끝내 골까지 기록하였다.

Reserver

에두 6.5(↔61' 박성배)-그는 짧고 굵었다.
이현진 7.0(↔72' 양상민)-윙미드로 출전한 그는 빠른 돌파를 통해 상대를 공략하였고 2대1 패스의 활용등을 통하여 끝내 어시스트까지 기록하였다.
안정환 6.0(↔73' 서동현)-후반조커로 투입된 그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역시 감각은 100%가 아닌거 같다. 중요한 역습찬스에서의 볼컨트롤 미스는 그것을 반증하는듯하다.

본글은 소풋에서도 볼수 있다. http://www.sofo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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