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suwon bluewings

부산 대 수원 Review 가변석의 공포.

나그네 신군 2008. 4. 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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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처음으로 했던 원정지휘였다. 시작은 좋았다. 차장 선임도 잘 됐고 차도 2분 정도 지연 출발한거 봐서는 아주 상쾌한 출발이었다. 각 차장한테 보고도 잘 들어왔다. 하지만 좋은 시작과 달리 과정은 썩 좋지 못하였다. 가다가 차량이 고장나질 않나 경험미숙으로 인한 실수가 연달아 터지면서 회장님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어쩌겠는가 이날 원정을 진두 지휘한 내가 다 잘못한 것이지. 거기다 양산서 부터 길은 더럽게 막히고 미칠 듯한 스피드로 뛰어가 티켓을 구입...경기시간에 딱 맞춰서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 담당한 원정치고는 화려한 원정이었다고 할까나? 어쨌던 경기장에 들어섰고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것은 이번에 새로 생긴 아시아드 가변석이었다. 심플한 규모를 보면서 마치 유럽쪽에 널려있는 전용구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1..포메이션

수원은 이 날도 기본적인 포메이션인 4-4-2를 기반으로 하여나왔다.

------------에두--------신영록---------------

--안효연----박현범------조원희------이관우---

--이정수----마토--------곽희주------송종국---

---------------이운재------------------------

안효연이 주로 측면을 파고 들어주면서 이관우가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 서서 사실상 프리롤 역할을 해줬는데 사실상 4-2-2-2에 가까운 형태였다. 요새 차범근 감독님이 이런 형태로 많이 가져가는데 측면과 중앙을 윙미드들이 자유롭게 움직여주길 바라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2..전반전

 정신없이 도착하여 시작한 전반전 꽤나 산듯한 출발이었다. 물론 전반 초반 잠시 주도권을 내주기는 하였으나 잔뜩 움추린 부산의 수비라인을 상대로 하여 조금씩 조금씩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미드필더라인이 양팀모두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격적인 상황에서의 정확도가 떨어지기는 하였으나 경기 템포는 상당히 빠르게 전개 되었다. 순식간에 공이 공수를 오고가는 것은 기본이었다. 안효연의 드리블링이 잘 통하지 않아 전반에 교체 될 것을 예상했었는데 단 한번의 공간 침투가 성공하여 그 것이 크로스로 연결되었고 수비수의 머리를 넘어 에두에게 연결되었다. 에두는 그 것을 침착하게 컨트롤 하여 바로 슈팅 골이었다.

 공격작업이 생각보다 원할하지 않아서 오늘 승부가 어찌 될지 몰랐는데 흐름을 수원쪽으로 가져오기 충분한 골이었다. 하지만 부산의 맹공은 그 때 부터 시작이었다. 1골을 얻기 위해 부산은 라인을 올리기 시작하였고 공격적인 배치를 하기 시작하였다. 안정환을 중심으로 한 공격 라인은 상당히 위협적이었는데 양 측면의 윙미드들의 스피드에 사이드백들이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다행이었다면 이들 윙미드들의 플레이 패턴이 매우 단순한 관계로 송종국이나 이정수가 쉽게 구석으로 몰아가면서 부산의 공격작업을 어렵게 만들어 줬다.

 아마도 부산역시도 중앙보다는 측면이 살아야 더 좋은 공격루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안정환의 볼배급 역시 측면으로 보내는 볼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수원으로서는 안정환의 볼배급 역시 잘 차단해냈다. 조원희의 수훈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데 다만 안정환에게 집중되면서 이강진을 놓치는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수원 수비에 더 부담감을 준 사나이가 있으니 바로 정성훈이었다. 정성훈이 마토를 힘겹게 함으로써 그 빈공간으로 안정환이 접근해오거나 이강진이 접근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로 인해 슈팅찬스를 많이 허용하였지만 적절하게 각도를 좁혀줌으로서 이운재가 쉽게 방어할 수가 있었다.

 부산이 많은 찬스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골까지 가지 못한 이유는 수원의 그물망 수비가 한몫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전과 달리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모습이 많아진 부산이긴 했지만 조직적인 커버플레이가 더더욱 좋아진 수원 수비를 상대로 하여 부산 공격진은 해결을 쉽사리 할 수 없었다. 또한 측면을 일률 단편적으로 돌파하는 부산의 윙미드들 역시 크게 문제가 되어 보이지는 않아보였었다.

 이렇게 수원은 강력한 수비라인을 가동해 주면서 역습으로 나서기도 하였고 부산이 공격작업을 하는데 쉽사리 진행할 수 없게 하였다. 다만 중거리를 다수 내준 것은 아쉬웠던 전반전이었다.

2..후반전

 후반전은 역시 예상대로 부산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부산은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고 수원의 그물망 수비는 계속해서 막아냈다. 심지어 부산의 압박강도는 더더욱 높아져 후반 중반까지 수원은 단 한개의 슈팅도 기록 할 수 없었다. 거기다 가변석이 생기고 난 이후 더욱더 적극적으로 바뀐 부산팬들의 야유와 함성은 수원 선수들로서는 견디기 힘든 지옥이었을 것이다. 원정응원온 지지자들 마저 가변석을 보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거기다 공격라인에서 신영록이 제대로 공을 받아주지 못해주는 모습이 계속해서 연출되면서 더더욱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였다. 그나마 에두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두명의 수비수가 달라붙으면서 그의 주발을 공략하였다. 박현범 최근에 좋은 플레이와 전개를 보여줬으나 이날의 경기에서는 잔실수를 너무 많이 보여줬다. 거기다 본인의 주특기인 도전적인 패스 마저 실종되면서 수원의 공격은 무차별적으로 붕괴되었다 시피 했다. 물론 안효연을 빼고 조용태를 넣어 기동력을 강화하려했지만 조용태에게 공이 올 수 없을 정도로 부산의 압박은 강력했다.

 그러나 압박 수위에 비하여 결정적인 부분에서의 플레이는 상당히 미약했던 것이 너무 눈에 보였기에 흐름이 넘어오길 간절히 바랬다. 이후 신영록이 남궁웅과 교체되면서 이관우가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로 들어가면서 조금씩 공격에 활력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나 최근 수원의 플레이를 보자면 후반에 들어서는 수비적인 부분을 강화하면서 공격적인 부분의 기동력을 높인 이후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었는데 부산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이관우를 대신하여 서동현이 투입되고 나서 서서히 분위기는 다시 수원 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하였다. 서동현의 기동력이 통하기 시작하였고 조용태 역시 동반해서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물론 평소 서동현에 대한 칭찬이 인색하긴 했지만 그의 장점이 바로 넓은 활동 반경이기에 나오면 바로 통할 것을 직감하였다. 물론 부산은 계속해서 공격하였지만 결정을 짓기 위한 플레이는 계속해서 부족하였다. 그리고 80분이 넘어서면서 수원의 기동력은 다시금 부산을 압도하기 시작하였고 서동현이 현란한 개인기를 보여주면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 하였지만 미친듯이 수비까지 쫓아온 안정환이 걷어내면서 찬스는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고 하였던가? 공격에만 집중됐던 부산의 수비라인은 많은 공간을 연출하기 시작하였고 조용태의 신들린 드리블에 의한 크로스는 서동현의 머리를 살며시 넘어서 에두에게 연결됐고 에두는 당연하다듯이 골로 연결 하였다. 조용태의 드리블로 수비균열이 생기면서 체력적으로 지쳐버린 부산의 수비진들이 에두와 서동현의 공간침투를 놓쳐버린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이 처럼 최근 수원은 상대 수비가 넋이 나갔을 무렵에 상대에게 치명타를 날려버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부산과의 경기 역시 그러하였다.

3..경기종료

 역시나 수원은 승리하였고 드디어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아시아드의 새로운 가변석은 원정팀에게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가까운 거리에서 축구를 즐기며 많은 사람들이 선수들과 호흡하였고 예전 아시아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모습이 느껴졌다. 축구라는 씨앗이 뿌려졌지만 그 잎이 시들어 다시는 부활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부산의 축구는 다시금 재 탄생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조만간 이동네도 엄청난 원정팀의 무덤이 될 가망성이 높였다고 할까나? 다음 원정때는 정말로 조심해야할 듯 싶다. 이 동네 심상치 않다.

4..평점

이운재 7.0-멋진 선방과 안정적인 볼캐칭으로 부산의 공격을 무력화 했다.

이정수 6.5-공격적인 상황에서 많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적인 역활은 무난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이드백의 위치가 여전히 확실치는 않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곽희주 7.0-마토가 정성훈에게 밀리고 있는 사이 그 공간을 잘 커버해주면서 수비를 지켜냈다. 물론 헤딩하고 클리어링 하는 몫은 활동폭이 넓은 마토였지만 정성훈에게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그를 적절히 커버해줬다.
마토 6.5-넓은 활동반경으로 상대 공격을 자주 끊어줬지만 정성훈에게 너무 심하게 고전하였다. 그 것이 약간 불안요소로 작용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송종국 7.0-수원 자체가 워낙 많이 눌렸기 때문에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집중력과 몸밸런스로 상대의 측면공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조원희 6.5-미드필더 최후방에서 수많은 볼을 컷트 해내면서 수원의 공으로 만들어줬다. 또한 도전적인 패스도 많이 시도 해줬다는 것 역시 칭찬해줄만 하다. 허나 몇번의 잔실수는 다소 지적되어 마땅하다.
박현범 5.5-평범한 플레이였다. 공격적인 접근 역시 다소 불만족 스러웠고 몇번의 큰 실수로 인해 역습위기를 넘겨주기도 하였다. 도전적인 패스도 부족했고 여러모로 지난 몇번의 경기보다는 다소 실망스러운 플레이였다.
안효연 5.5-드리블링이 자꾸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였으나 멋진 크로스로 에두의 골을 어시스트 하였다.
이관우 6.0-이관우의 도전적인 패스는 언제나 시원 시원하다. 하지만 공격적 축인 그는 부산의 수비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에두 7.5-두골을 기록하였으며 많이 묶이긴 하였지만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절묘하게 활용하였다.
신영록 5.0-좀 더 침착한 볼 컨트롤을 요구한다.

Reserve

조용태(HT'안효연) 6.5-수원 공격의 기동력을 올려주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역시 후반 초반엔 많은 볼터치를 할 수는 없었다.
남궁웅(56' 신영록) 5.0-분위기 반전을 위해 내세웠지만 썩 좋은 활약은 절대로 아니었다. 위치 선정도 어중간해 보였고 자신의 특기를 쉽게 살리지 못하였다.
서동현(72' 이관우) 6.5-그의 투입으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좋은 기동력으로 상대를 위협해줬으며 4경기 연속골 까지 기록할 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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