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Football

지지자의 자존심에 관한 두서없는 말

나그네 신군 2007. 6. 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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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라는것 만큼 강한 충성도를 요구하는 스포츠는 없을 것이다. 언제나 한가지만 바라보고 하나만 사랑한다 그리고 그네들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고 다시 그에 대한 답례를 받는다.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미니전쟁, 니가 살면 내가 죽는다. 내가 살면 니가 죽는다. 이 것이 축구판의 법칙이다. 하지만 참 우리네 축구판에서는 이러한 충성도 따위는 찾아보기 어려운가 보다. 쉽게 팀을 옮기고 팀을 옮기겠다고 고민을 하고 누구 때문에 팀을 옮기겠다고 하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볼 수 있는가?

이것은 마치 전장에서 조국이 뭐 같다고 해서 다른 나라로 귀화를 하는것과 같다. 그래 수원이 임시거처고 상암이 임시 거처고 언제까지 그따위로 축구를 볼 것인가? 물론 아직까지 우리네 축구 문화가 덜 잡혔다는 증거도 되겠지만, 한번 선택한 사랑에 관하여 그렇게 쉽사리 옮겨버리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누구는 빅버드를 가기 위해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고 내 자신이 이제 축구를 봐도 된다고 생각할때까지 경기장 한번 안다니고 내 자신에 기준을 세우고 그저 하나만 바라보면서 살았던 사람도 있다. 어떠한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달콤한 사탕으로 유혹을 하더라도 '수원'이라는 이름 하나만 바라보면서 살아왔던 이도 있다. 허나 그런이들의 마음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썹팅하는게 재미있어서 그저 걍 선수가 좋아서 쫓아댕기면서 결국엔 그선수가 떠난다던가 자신이 원치 않는 인물이 감독을 한다고 하여 팀을 옮기니 마니 그런 소리를 쉽게 내뱉는 자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지지자라는 자격이 있을까?

솔직히 난 어딘가 옮긴다는거 만큼 끔찍한 생각을 가져본적은 없다. 하지만 구성원과 마찰을 일으켰다고 자신의 지지팀을 쉽게 바꾸는건 바보 같은 짓이 아닌가 모르겠다. 특히,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자기팀이 욕을 먹고 쓰레기 같은 존재라는게 지지자의 자존심까지 맞바꿀 수 있는 가치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알고 시작했건 모르고 시작했건 하나에 대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면 그 선택에 관하여 확신을 가지고서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욕먹고 비난의 대상이 되는게 힘들겠지. 하지만 욕을 먹고 비난을 받는 것이 자신이 짊어져야할 업보라면 그건 당연히 받아드리고 자신의 팀에 대해 충성을 하는 것이 지지자의 도리인 것이다. 언제는 내팀 내사랑 너만을 바라보겠어 하다가 나중에 옛 지지팀을 욕하고 그래봐야 변절자나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격이다.

혹자는 이런다. "난 재미를 찾아 떠나는 건데 왜 그러는 것인가? 난 골치아픈게 싫고 그저 가볍게 즐기고 싶을 뿐이다."라고 허나 내가 여기다가 해주고 싶은 말은 그렇다면 어느팀에 대해 지지한다 또는 좋아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물론 호감이 가는 건 있겠지만 자신있게 난 어디의지지자라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 지지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호감을 뛰어넘어 자신과팀을 합체한다는 것이 되고 또 그것에 대해 지지하며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즉, 축구라는 것을 매개체로 하여 팀과 지지자는 하나가 되고 호흡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지지자는 한길만 바라봐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는 얼마든지 치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옮길 것을 생각하면서 그러한 지지자의 자세를 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 두고 걍 여기저기 쫓아 댕기면서 가볍게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세상에는 퍼스트팀과 세컨드 팀이란건 존재 할 수 없다. 그저 퍼스트팀만 존재 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잠시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진적이 있었지만, 틀렸음을 깨닳았고 그저 하나에만 집중하게 되었던 것 역시 열정을 쏟아붓고 함께 자신과 호흡할 수 있는 대상은 단 하나였음을 깨닳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축구문화가 아직 후진적이고 더 나아가야할 길이 많지만 지금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가는게 현재 세대의 몫이라면 선진적 문화에 대해 실천하고 따라가야하는 것이 진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