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suwon bluewings

[리뷰] 수원 대 광주 FA컵 16강전

나그네 신군 2008. 8. 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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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아쉬운 감은 없지 않아 있다. 현재 수원은 무려 3경기 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으며 6월 말 이후 급격히 폼이 떨어지면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물론 전반에는 약간 실망을 하였지만 후반전의 모습을 봐서는 다음 경남전에 대한 희망을 충분히 품을만 하였다. 다만 승부차기에서의 패배가 다소 변수가 될 수 있는법 경남전에서 내용상으로라도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앞으로 펼쳐질 레이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다.  

1. 전반전 4-3-1-2

----------------에두----------신영록---------------------

---------------------이관우------------------------------

--------------백지훈--------홍순학-----------------------

---------------------조원희------------------------------

---김대의----마토-----------김성근----------송종국-------

---------------------김대환------------------------------

전반전에는 오랜만에 4-3-1-2 포메이션을 구축하여 나왔다. 약간의 밀란형 4-3-1-2와 비슷한 형태로 나왔는데 보통 수원은 이포메이션으로 나올 경우 다소 공수 밸런스의 안정성을 찾지 못하면서 유기적인 공격루트가 묶여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제 역시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바뀐 점이라면 공수 밸런스는 꽤나 맞아 떨어졌다는 점이다. 공격시 숫자나 수비시 숫자 역시 부족한 점이 없었으나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3명의 미드필더가 전부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나머지 수비와 간격이 많이 벌려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거리 찬스를 많이 허용했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김성근의 라인 컨트롤 자체가 약간 아래쪽으로 향했고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했지 않았나 드는 생각이었다. 또한 피지컬적으로 부족한 수원의 미드필더 진영은 광주의 거친 플레이 앞에서 다소 고전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부상 후유증에 의한 결과가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전반 중반까지 완전한 공간 점유를 통하여 공을 잡았다 하면 모두 수원에게 걸리던 것이 전반 중반이 넘어서면서 광주의 무대포적인 밀어부치기에 점점 주도권을 잃었고 결국엔 그 것이 원흉이 되어 결국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 이후 수원은 갑자기 급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공수 밸런스가 깨지게 되었고 연이어 찬스를 허용하는 일촉 즉발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특히나 실점 이후 침착성을 잃은 플레이는 그 동안 수원이 보여주었던 침착한 플레이와는 매우 거리가 멀었다. 허나 조금씩 안정을 찾고 전반 40분 부터 다시금 광주를 밀어 부치지만 역시나 광주의 거친 플레이에 선수들이 주눅이 들면서 자기 기량의 80%만 보여주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부상에 대한 염려와 다음 경남전에 대한 생각이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어쨌던 리그가 더 중요하니)

 또한 올림픽 출전 선수에 대한 배려 때문인지는 몰라도 45+1분에 백지훈을 양상민과 교체하였고 이관우는 약간의 부상으로 인하여 서동현과 교체되어 나갔다. 한가지 전반전의 특징이라 함은 조원희를 제외한 3명의 미드필더가 계속해서 그 위치를 변화해 나갔는데 이를 통한 패싱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순간적으로 사이드와 중앙을 오고가면서 공간을 오픈 시켜주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으나 위협적인 찬스로 연결되지 못한 점은 두터운 광주 수비를 뚫기 위한 방법으로는 적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수원의 4-3-1-2의 문제점중 하나라고 볼 수가 있는데 물론 김대의가 잦은 오버래핑을 통하여 측면 공간을 오픈 시켜주기는 하였으나 볼배급 자체가 너무나 중앙으로 쏠렸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점이 수원의 공격 작업에 있어서 좀 더 어렵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이 4-3-1-2라는 시스템 자체가 양 사이드백이 우월한 수준의 기동력을 갖추고 있으면 매우 위력적인 시스템이라는 점에 대해 상당히 동의 하지만 현재 한국 선수들의 수준을 가지고서는 약간 무리수가 있지 않는가 싶다.

2. 후반전 4-4-2

-----------에두---------신영록(67'루카스)-------------

---김대의-----홍순학----조원희-------서동현----------

---양상민------마토-----김성근-------송종국----------

-----------------김대환------------------------------

 후반엔 수원의 플레이가 가장 잘 나타나는 4-4-2 시스템으로 준비하였다. 물론 양 윙 미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기 때문에 사실상 4-2-4 형태에 가까웠다고 볼 수가 있는데 시스템의 변화와 더불어서 광주를 압박해 나갈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었다면 양 윙미들이 수비가담을 줄이고 왼쪽의 양상민이 자주 공격에 가세하고 조원희와 홍순학의 간격이 심각히 벌어지자 공수 밸런스가 마치 N극과 S극에 모여있는 철가루 마냥 분리가 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광주에게 몇차례 중거리 찬스를 내줬다. 물론 골대에 맞는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으나 이 중거리 찬스들 모두 그리 썩 위협적이지는 않았기에 안심 할 수가 있었다.

 후반 부터 수원은 가운데에서 잘게 잘게 썰어나가는 플레이 보다는 측면 공간을 오픈 시켜준 이후 대각선 공간을 보는 패스를 주로 하게 되는데 이 작전은 슬슬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특유의 빠른 다이렉트 패스가 살아나면서 광주의 뒷공간이 오픈되기 시작하였는데 사실상 1대1 찬스를 맞이하던 김대의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상대 광주 선수가 퇴장당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러한 수원의 기초 전술이 잘 통했기 때문에 가능 하였다.

 수원은 특유의 선 굵은 축구를 통하여 광주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조금씩 잠식해 나갔고 수적 우위 확보를 통해 자꾸만 괴롭혀 나갔다. 이내 광주의 수비라인은 몇번이고 균열을 일으켰고 중요한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무위에 그쳤다. 비슷한 패턴으로 끊임없이 괴롭히던 수원은 파포스트 쪽에 서있던 에두가 마토의 크로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리면서 끝내 결실을 이뤘다. 그 이후 수원은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무위에 그쳤고 이내 승부차기로 들어가게 되었다.

3. 총평

 물론 어제 경기에서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보여줬고 예전보다는 덜 콤팩트한 플레이를 펼쳐준 수원이었다. 하지만 공격전개에 있어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은 상당히 다음 경기에 대해 희망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러차례 위기를 제공하였지만 이는 그리 큰 문제로 다가 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찌됐던 연전 연승할 때의 플레이를 얼마만큼이나 잘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다음 경기의 성패가 엇갈릴 것이라 예상된다.

4. 평점

김대환 5.5-공중볼에서의 불안함과 문전처리가 다소 미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한번의 슈퍼 세이브가 있긴 했지만 크로스 상황에서 어설프게 튀어나왔다가 위험한 모습을 보여준 건 안정감의 상실이라고 밖엔 설명이 불가능하다.

송종국 6.0-생각보다는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물론 경기감각이 다소 떨어져서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 평소보다는 강하게 상대를 몰아 부치는 모습은 아니었다. 또한 김성근과의 호흡 역시 부적절 하였다.
김성근 5.0-다소 실망스러운 수원 데뷔전이었다. 점프력 스피드 침착성 모두 수준 이하의 플레이었다. 다만 경험이라는 부분을 통해 그 것을 매꿔보려고 하였지만 완전히 매꾸긴 힘든 모습이었다.
마토 7.0-수준급의 커버 플레이와 위치 선정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차단 하였다. 그리고 양상민과 위치를 바꿔 크로스를 올리면서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김대의 8.0-이날 최고의 플레이는 역시 김대의가 아니었나 싶다. 지속적으로 왼쪽 돌파를 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줬으며 마토의 크로스 역시 김대의 계속적인 오픈 플레이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드 백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오버랩과 수비 가담을 통해 팀의 기둥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대체 어떤 누가 34살의 윙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조원희 6.5-특유의 컷팅 플레이는 좋았지만 몸싸움이 빈약한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홍순학 6.0-무난한 수준의 플레이였으나 조금만 더 빠르게 볼처리를 하였으면 어땠을까 싶고 수비적인 부분이 꽤나 좋은 홍순학이 조원희에 대한 커버링이 부족했던 것은 심히 불만이다.
백지훈 6.0-전반에 번쩍 하였으나 전반 중반 넘어가면서 광주선수들에게 린치를 당하자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이관우 6.5-역시 무난한 플레이 적극적인 공격가담도 좋았다.

신영록 6.0-지속적으로 상대에게 비벼주는 것은 좋았으나 좀 더 빠른 판단을 바란다. 너무 완벽한 찬스를 만들지 말지어다.
에두 6.5-골도 넣었고 움직임도 활발 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가 능했던 예전 에두가 그립다.

Reserver

서동현 5.5-특유의 대각선 침투와 활동량은 맘에 들었다. 하지만 침착성은 대체 어디다 팔아 먹은 것인가.
양상민 6.0-공격적인 부분은 상당히 만족 스러웠다. 오버랩을 통해 상대가 함부러 튀어나올 수 없게도 하였지만 오버랩은 때와 장소를 잘 가려서 해야하는 법. 그의 뒷공간은 항상 허술하다.
루카스 4.0-헤딩하나 한 거 말고는 한게 무엇인가. 순간 미트로의 악몽이 떠올랐다.

Written by 석유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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