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축구 포스트이다. 지난 2009년 부산과의 리그 경기 이후 무려 2년만에 쓰는 축구관련 포스트인데 그 사정으로 말하자면 솔직히 그 기간 만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성적도 바닥으로 떨어지고 여러 복합적인 사정들이 얽히다 보니 자연스레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줄어들었고 현재 연재 중인 도쿄여행기 마저도 방향을 잃고 표류중이다. 그래도 걱정마시라 적어도 3월 안에는 완결낼테니. 사실 도쿄여행기는 글 전개와 글의 방향성 때문에 고민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더 완성된 스타일의 글을 위해서는 더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잠시 쓸 때없는 이야기가 들어갔는데 오늘 새벽에는 한국 대 이란의 8강전 경기가 있었다. 96년 아시안컵 부터 이어져온 악연은 오늘에 까지 이어졌었는데 오늘 경기가 있기 전까지 양팀간의 아시안컵에서의 대전은 이와 같았다.

96년 8강 한국 2-6 이란
2000년 8강 한국 2-1 이란
2004년 8강 한국 3-4 이란
2007년 8강 한국 0-0 이란 (승부차기서 한국 승)

 4번의 대전에서 한국은 이란에게 1승 1무 2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더 흥미로운 사실은 전부 8강이었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이 두팀이 결국 결승까지 못가는 것은 중간에 이들이 총력전을 벌이면서 많은 정력을 한 경기에 쏟아붓게 되고 결국 4강전에서는 부족해진 힘으로 인해 결승전까지 갈 여력을 상실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이번 경기에서는 한국이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하면서 4강에 올라섰지만 결국 연장전에 들어갔다는 것과 120분을 뛰었고 또 한국은 일본보다 하루가 덜 쉰다는 사실이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양팀 합쳐 50개에 달하는 파울이 나왔는데 이는 리그 경기가 아니고서는 잘 안나오는 숫자이다. 그만큼 경기가 엄청나게 치열했고 또 양팀의 레벨이 비슷하다 보니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의 특징이라면 한국은 현재 구사하는 축구를 그대로 구사하였고 이란의 경우 토너먼트용 전술이라 할 수 있는 수비를 강하게 하고 그 이후를 보는 전술을 구사했다. 특히 전반의 경우 이란의 전략에 말려들어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란은 한국의 힘빼기를 구사했고 실제 이란은 후반전에 여러차례 한국의 빈공간을 창출해내면서 위협했으나 과거와 같은 날카로움은 나오지 못했다. 자신들의 장기인 측면공간 창출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배후에서만 크로스가 올라가니 정확도를 높이지 못하게 되었는데 강한 수비력이 아니었다면 이란으로서는 최악의 경기를 펼칠 뻔 하였다. 그러나 이란의 견고한 수비력이 견뎌주면서 끝내 연장전까지 끌고 갔고 90분 내내 체력을 비축한 그들이 조금씩 칼을 빼들려고 하던 찰나, 윤빛가람의 의외성이 빛이 나며 결국 침몰하고 말았다. 

 오늘의 평점은?

정성룡 6.5-몇 차례 시험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그 것을 무난하게 처리하였다. 물론 공에 대한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그지만 오늘은 계속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골키퍼로서의 의무를 다 하였다. 

이정수 7.0-이정수는 정말 대단한 수비수이다. 스피드도 빠르고 타점도 높다. 국내에서 뛸 시절에도 항상 안정된 모습으로 많은 팬들을 몰고 다녔는데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줘 기분이 좋았다. 
황재원 7.5-아마 조광래 감독이 가장 좋은 선택을 했을거라 의심치 않는다. 이란의 경우 롱볼을 상당히 많이 보내는 축이었는데 그 모든 롱볼을 클리어 해냈으며 커버링 역시 탁월해 그가 왜 리그에서 가치있는 수비수인지 입증해냈다. 
차두리 7.0-괴물같은 활동량을 보이면서 측면을 지배해냈는데 이란의 측면공격이 무뎌진 이유 역시 차두리의 강력한 오버랩과 파워에 짓눌린 부분이 있다. 그의 체력과 스피드가 살아 있는한 상대가 그 공간을 돌파해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영표 7.0-엄청난 노익장을 과시했다. 과거 화려했던 모습을 지우고 근면성실한 모습으로 철인의 모습을 보여준 그는 상대를 이용할 줄 아는 사이드백이다. 한 때 기량하락의 여지도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용래 8.0-올해 수원의 뉴페이스인 이용래는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중원을 지배해내는데 큰 일조를 하였다.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많이 된 상태였고 가끔씩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주며 상대를 위협하였다. 이럴 수 있던 건 기성용의 희생도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기성용 6.5-후반에 체력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집중력을 상실한데서 평점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용래와 짝을 맞추면서 자신이 가지는 공격본능을 줄이고 팀의 중심을 잡아가는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박지성 6.5-사실 좋은 모습을 보여준건 사실이나 수비에 비해 공격적인 모습에서는 그닥 좋지 못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이란의 공수를 괴롭혀줬지만 계속된 견제에 마무리가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청용 5.0-이번 경기 워스트를 꼽아보자면 난 이청용을 주저없이 꼽을 것이다. 순간 번뜩이는 모습도 보여줬지만 그가 가진 임무에 비해 너무 소심한 플레이로 일관한건 그 답지 못한 플레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수비에 간섭하며 이란을 괴롭혔지만 그 이후의 날카로움은 매우 무뎠다.
구자철 5.5-이번 아시안컵 최고의 영웅이었던 그는 많은 견제를 받으면서 평범한 모습을 보여줬다. 공수의 연결고리이자 또 공격의 종결자로 참여한 그는 상대의 샌드위치 마크를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지동원 6.5-약관의 나이에 대표팀의 톱을 맡은 그는 넓은 활동량과 지원활동으로 공격에 기름을 부어줬다. 그러나 조금 더 중원에서 기다려보는 것은 어떨까? 그가 중원서 서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한국에겐 더 많은 찬스가 났다.

교체선수들

윤빛가람 7.0-특유의 센스 있는 플레이는 결국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번뜩이는 그의 재능은 훗날 구자철과 함께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졌음을 보여줬다. 한동안 창의성을 상실했던 한국 축구에 새로운 빛이 되길 기원한다.
홍정호 평점없음-출장시간 부족
염기훈 평점없음-출장시간 부족, 그는 적어도 내게 있어서 스페셜리스트이다. 아르헨전에서의 실수로 인해 맹비난을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 부디 많은 팬들이 그의 진가를 알아줬으면 한다.

앞으로의 전망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앞서 말했듯 오늘의 연장전 혈투가 다음 4강전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물론 일본의 경우 다나카 툴리오가 참여하지 못했고 또한 지난 경기에서 주요수비수 중 하나인 요시다 마야가 퇴장당하면서 전력의 구멍이 생겼다. 그러나 카가와 신지나 오카자키 등의 화력이 받쳐주고 있고 과거와 달리 중원에서 패스를 통한 점유율 보다는 중원을 장악하며 빠르게 뒷공간을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특히나 일본의 측면은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게 좋다. 또한 오카자키의 공간 침투력 역시 수준급인 관계로 순발력이 좋은 수비수를 배치해서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일본의 수비의 경우 신장에서는 한국에 비해 밀리지 않지만 파워면에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힘을 통해 상대를 압박해내고 체력적인 준비가 원활해지면 30여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아시안컵 결승으로 인도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본글의 저작권은 Bluestar★ A.K.A 석유파동에 있으며 무단 게재 및 배포 금지.
Posted by 석유파동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