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suwon bluewings

날개를 펴다-수원블루윙즈 vs 상암을 연고로한팀 리뷰

나그네 신군 2011. 3. 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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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오랜만에 리뷰를 쓰는 것 같다. 확인해보니 2009년 가시마전을 이후로 리뷰를 쓰지 않았는데 이유라면 역시 수원축구가 그 동안 개판이어서 쓸 내용이 없었다가 맞겠다. 사실 어느 누구도 지는 경기리뷰를 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패배의 이유를 알고 분석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이고 곱씹어봐야 기분만 나빠질 뿐이다. 그러니 리뷰 자체를 쓰지 않을 수 밖에. 

1. 실망적인 아챔.

 사실 4-4-2형태로 나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시드니 전은 팬들의 기대를 단번에 꺾여버리는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ㅡ아마 이런 연유로 사람들이 더 기분이 좋아졌을 수 있다.ㅡ특히나 한명이 퇴장당한 상대를 상대로 위협적인 찬스를 단 한번만 만들어냈던 모습은 그날의 경기력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알게해주는 대목이었다. 물론 시드니가 강한피지컬을 통해 수비로 견뎌내는 전략을 통해 버텨내기를 성공해낸 부분도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염기훈의 컨디션에 팀 전체 경기력과 연결되었던 모습이 올해도 보이게 되어 안타까웠다. 결국 이날 염기훈의 컨디션은 바닥에 가까웠고 그대로 결과로 이어지게 되 대부분의 수원팬들은 개막전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되었다. 게다가 곽희주의 공격수 투입은 축구가 아니라 예능에 가까웠다.

2. 포메이션분석

3-4-3

----최성국-----게인리히-----염기훈----

--양상민---이용래----오장은---오범석--

-----마토-------황재원------곽희주----

----------------정성룡----------------

 수원은 이번 개막전에서의 포메이션 모델로 3-4-3을 사용하였다. 지난 시드니전에서 4-4-2 형태로 나왔으나 수비에서의 호흡불일치로 인한 주도권 상실에서 착안을 했는지 이번 경기에서는 수비의 안정화를 빠른시간에 가져올 수 있는 3백 형태로 구성을 하였다. 특히 전략면에서의 변화라면 양상민과 오범석의 공격참가 비율을 적당한 수준으로 줌으로서 상대의 강한 측면공략을 무력화 시켜낼 수 있었다. 또한 최성국과 염기훈의 자리를 바꿈으로서 슈팅각과 배후공간으로의 침투패스를 더욱 더 용이하게 하는 형태를 보여줬다.  

3. 약간은 실망스러웠던 전반전 

 사실 전반전의 경기력 역시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시드니원정의 여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상황에서 호흡의 불일치는 가속화 되었다. 다행이라면 상대도 엉망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주고 딱히 제대로 만들어내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흐름 자체는 수원이 유리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수비에서의 불안감도 여전해 순간적으로 크로스를 허용한 것이 수비수들이 데얀에 대한 마크에 실패하면서 실점위기에 처하였지만 정성룡이 침착하게 막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물론 오장은과 이용래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미드필더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오기도 하였지만 딱히 공격적인 패스나 모험적인 패스의 횟수는 떨어졌다. 패스선 자체도 최성국과 염기훈에게 가져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으나 3명의 공격수 모두 따로 논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었고 게다가 2선침투도 많지 않아 가운데에 딱히 연결해줄 선수가 없었기에 마지막은 공격수의 개인전술로 풀어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이런 것들이 바로 팀 전체의 호흡 문제인데 앞으로 케이리그에서 높은 포지션을 가지려면 제대로된 팀워크를 갖춰야 함을 보여줬다. 팬들은 되도록이면 상반기때 큰 기대는 하지 말도록 하자. 

 또한 전술적으로 염기훈과 최성국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상대의 혼란을 주는 기법을 통해 상대의 수비를 계속해 해쳐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서로 쓰는 발이 반대고 또 시야자체가 특정 위치로 고정되어져ㅡ특히 염기훈은 지독할 정도로 왼쪽에 고정된 인물이다.ㅡ반대편에서의 활약은 후방의 도움없이는 원할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순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면서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로 그 순간 전반 40분경 염기훈의 정확한 크로스가 우즈벡 특급 게인리히 앞에 떨어졌고 두번의 페인트모션을 통해 수비를 침착하게 벗겨낸 후 득점에 성공하여 1-0으로 앞서게 되었다.

4. 상대의 목을 쳐버린 후반전

 후반의 경기력은 정말 좋았다. 특히 상대가 그다지 보여준게 없을 정도로 활동량에서 상대를 제압해나갔고 최성국과 염기훈의 측면 움직임과 게인리히의 공간침투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찾아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특히 오장은이 넓은 활동량을 통해 공격적인 모습을 추가하면서 공격작업은 더 원할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계속적으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게인리히의 공간침투는 상당히 고급수준이었는데 이로인해 상대의 수비가 수비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다.

 또한 오범석이 공격참가 빈도를 높여가면서 상대를 더 어렵게 만들었는데 송종국이 떠난 공백을 완전히 메워주는 모습이었다. 수비적인 모습에서도 나쁘지 않아 선수하나를 희생하면서 까지 영입한 효과를 충분히 보여줬다. 또한 최성국 역시 전반의 다소 부진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상대를 드리블로 휘젓기 시작했는데 측면에서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벗겨내며 완벽한 공간을 만들어낸 모습은 그가 왜 현존하는 국내 윙어중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지 증명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쉽게도 아디가 막아내며 찬스가 무산되었고 염기훈 역시 가운데로의 접근을 더 늘려가면서 아주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는데 아쉽게도 골대를 맞아 찬스가 무산되었다.ㅡ여기서 중요한건 바로 중앙공격수가 빠져나가면 측면 자원들이나 중앙자원들이 가운데를 지키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ㅡ

 이런 유기적인 호흡들이 살아나면서ㅡ100%는 아니지만ㅡ매우 결정적인 찬스를 또 하나 얻게 되는데 60분경 최성국이 올려준 크로스를 오장은이 접근하면서 헤딩찬스를 만들어냈고 결국 그 것이 골대를 맞고 안들어가나 했지만 골로 연결되면서 2대0으로 앞서가게 되었다. 이후 수원으로서는 여유가 생겼고 공격보다는 수비를 택함으로서 이 스코어를 지켜내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성하게 된다. 한가지 골로 연결되기전 재미있던 모습이 있는데 49분경 상암팀은 한창 자기들이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을 때 쓸때없는 교체를 했고 흐름은 다시 수원으로 왔고 그 흐름에서 골이 터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이야 말로 상대감독의 실책이라 볼 수 있는 부분.

 이후 수원은 체력적인 문제가 생긴 게인리히를 대신에 대전에서 영입한 우승제를 투입하여 수비를 좀더 강화했고 포메이션은 변형된 형태의 4-4-2로 변화하였다. 수비시에는 양상민이 수비위치로 내려와 5-3-2에 가까운 형태로 변화했고 주도권을 가지고 공격을 하기보다 상대가 지나치게 올라온 틈을 타 역습을 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이후 수원은 좋은 활약을 보여준 최성국을 대신에 이현진을 투입하였으며 84분에는 염기훈을 대신하여 하태균을 투입해 서브급 선수들의 몸을 끌어올리는 교체를 선택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했다.

5. 총평

 수원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특히 라이벌전이라 할 수 있는 이번경기에서 승점3점을 얻었다는 것과 사기급 외국인 4명을 보유한팀을 상대로 아무 것도 못보여주게 할 정도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특히 후반전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이날 경기의 백미였는데 올시즌 막판에 가서 어떤 경기를 보여주게 될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특히나 선수들의 수준이 매우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이 호흡만 맞추면 역대 최강의 전력을 보여줬던 98-99시즌과 06-08시즌 수원의 모습을 다시금 재현해낼 수 있지 않나 싶다.

6. 평점

정성룡 6.5-그의 침착성은 꽤나 칭찬할만 하지만 공중볼에서의 메끄럽지 못한 처리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황재원 6.0-마토와 곽희주 덕에 그의 자그마한 실수들이 많이 감춰졌다. 수비수가 패스 할 곳을 찾지 못해 볼을 끌다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는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마토 7.0-간만에 보는 그의 레퍼런스급 활약이었다. 상대 공격수들의 스피드가 느려 그의 단점이 감춰진 모습도 있었지만 공중볼 대결에서 단한번도 지지 않았으며 커버링 역시 그가 왜 케이리그에서 레퍼런스급이었는지 증명해주는 대목이었다.
곽희주 7.0-전형적인 스토퍼 역할로 나왔는데 수비위치를 적절히 잡아가면서 상대 숨통을 잘 끊어냈다. 또한 마토와 같이 있으니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나는 듯 했다.

오장은 8.0-어제 경기의 MOM이었다. 뭐 딱히 코멘트가 필요한가? 경기로 다 보여줬지 않은가.
이용래 7.0-오장은과 호흡이 맞아떨어지면서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보여줬으며 링커의 역할도 살며시 겸하면서 연결력을 높여줬다. 다만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는 힘은 아직까진 부족한듯 하다.
양상민 7.0-딱히 수비에서 실수가 없었다. 물론 드리블 패턴이 다양한 선수에게 약점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공격참여를 줄이고 수비에 더 신경쓰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오범석 7.5-전반엔 다소 안좋았지만 후반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폭발하면서 오른쪽을 지배하였다. 물론 돌파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효율적으로 공간을 채워들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염기훈 7.0-그 역시 전반에 컨디션이 살며시 걱정되었지만 멋진 크로스와 더불어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수원의 핵심으로서 상대의 수비를 엄청나게 괴롭혀줬다.
최성국 7.0-전반엔 다소 실망했지만 후반전은 레퍼런스급 활약이었다.
게인리히 7.5-수원의 올시즌 첫번째 골이자 자신의 케이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또한 그의 날카로운 공간침투와 볼소유 능력은 상대로서는 매우 골치거리였을 것이다.

교체맴버

우승제 6.5-지난 시드니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으며 이번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아마 그의 공격본능을 보고 우측으로 쓰는 듯 하는데 꽤나 안정적인 형태의 윙어로 자리 매김할 듯 싶다.
이현진 5.0-부디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렸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하태균 6.0-몸이 매우 가벼워진 모습이다. 겨울훈련을 잘 받아 그런지 과거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하태균이 보이는 듯해 기뻤다.

사족1. 마포구청역으로 걸어가던 도중 어느 한 상암팬 아저씨가 말을 걸었는데 오늘의 경기를 보고 개판이라면서 F4는 개뿔 좆까4라고 하셨다.
사족2. 사기급 외국인 4명을 가지고도 그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론 시차의 문제가 있었고 장거리 여행을 다녀와 피곤한건 알지만 4명모두 레퍼런스급 선수들이라는 걸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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