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리고 한국축구/Football

SK의 연고이전에 관하여..

나그네 신군 2006. 2. 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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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시경 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는형으로 부터 문자가 왔다. 부천 제주로 연고이전..난 낚시인줄 알았다.그래서 네이버 뉴스를 열고 각종 축구 사이트를 가봤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난 충격에 휩싸였고 또 하나의 집단이 자신들의 팀을 잃는 순간이었다.

-갑작스러웠던 SK의 연고이전

정말로 갑작스러웠다. 어떤 곳에서도 연고이전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고 필자 같은 경우는 3월 15일 부천 원정이 있어서 당산에서 부천까지 어떻게 갈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왠걸? 갑자기 연고를 제주로 옮기겠다고 하는것 아닌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생각치 못했기에 또 지난시즌 축구팬들은 부천경기장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올시즌 많은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 기대를 저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더 많은 돈을 벌겠다고 또 사업성을 생각해보겠다고...

-SK는 연고지 이전을 유도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일리가 없다. 서울의 팀이 집중되어 있고 또 더많은 관중을 유치하기 위하여 제주로 갔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대체적으로 수도권 지역의 경우 5개 팀이 각 지역에 따라서 확고한 시장을 가지면서 서로간의 완충지대를 두고 있다. 또한 각지역간 팬의 교류가 상당히 많은 지역이다. 즉, 일종의 독점적 경쟁시장의 형태를 띄고 있다. 항상 구매 하는 사람들이 구매하지만 특정한 기업이 동질의 상품에 대하여수도권 지역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ㅡ다른 지역의 경우 사실상 독점시장으로 본다ㅡ하지만 그들은 경쟁력이 없었기에 제주도로 가서 독점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시장에서 퇴출당한셈이다. 하지만 그들이 부천팀을 좀더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고 노출도를 강화 시켰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것이다. 이는 2002년의 관중 추이와 2004년의 관중추이를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2002년만해도 시즌초에 20000명이 넘어가는 경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2003년과 2004년 대규모의 선수 방출과 경기력 저하 성적 부진등으로 관중수는 급감하게 된다. 그리고 2005년 부천은 평균적으로 3000명의 관중수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평일관중수가 증가추이를 기록하고 있었다. 바로 그 이유는 부천의 성적향상이었다.이제 부천이 과거수준으로 관중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모두 팔기 시작했고 주축선수들을 지난시즌말 방출하게 된다. 그리고 올시즌 개막을 약 45일여 앞둔 시점에서 그 만행이 일어나게 된것이다. 즉,결론은 바로 SK는 부천에 대해 관심이 없었으며 애초에 투자할 가치가 없는 상품으로 인식한것이다. 자연히 투자량은 줄고 보기 좋은 상품이라기 보단 그냥 버려도 되는 상품이라고 인식하고 있던 것 이다.그렇게 점점 부천은 부천시에서도 잊혀져 가고 관심이 멀어지게 됐다.ㅡ물론 전 단장과 구단주인 최태원 회장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ㅡ결국 그들은 그렇게 핑계거리를 만들고 나서 자신들의 이미지 향상을 추구 하면서 경쟁을 피해가게 된 것이다.

-SK 그리고 축구팬, 나의 결론

필자가 내린 결론은 이와 같다. 바로 SK는 한국의 축구팬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붉은악마와의 마찰을 비롯하여 오늘의 일까지...그들은 과연 축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것일까? 그저 일회성으로 이미지좀 상승시켜보는 것으로 생각하는것인가? 그들은 예전부터 마저 못해 축구단을 경영하는 듯이 보였다. 결국 그들은 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제주로 떠나갔다. 경영개선이란 명목 아래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부천에서도 충분히 경영개선이 가능했으며 수도권이라는 시장에서 이미지를 확충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노력을 게을리 했고 그 게을리한 노력을 팬들에게 전가 시키면서 연고이전을 택하였다. 이러한 것들이 과연 한국 축구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까? 이렇게 선례를 자꾸 남기게 되면 결국 제대로된 연고 정착은 바랄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이제 더이상이다 정말 이나라의 축구팬들이 맘편하게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그러한 조건들이 생겨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첫째, 구단들의 인식전환 둘째, 스포츠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것 셋째, 리그의 질적향상 넷째, 정말 축구를 애국이 아닌 축구 그자체를 좋아해야 한다는것 등이다. 물론 이 네가지 개념이 모두 추상적인 개념이고 또 오래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저러한 것들이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 하자면 연맹에서 연고이전을 애초에 막던가 아니면 축구팬들이 나서서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 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건 다들 대부분이 관심이 없다는게 더더욱 큰 문제인것이다. 소위 축구팬이라는 작자들 마저도 말이다. 어쨌던 이러한 참극은 더이상 일어나서는 안된다. 하지만 한국 축구판은 언제나 그 뇌관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든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축구팬으로써 상심을 느끼게 한다.

*본글은 소풋(www.sofoot.net)과 싸커야(www.soccerya.com)에도 개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