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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교차점-홋카이도 여행기 4

5. 하코다테의 민낯 (하코다테역-고료가쿠, 하코다테 시덴) 아침이 밝았다. 최근에는 보통 서울에서 5시 30분 정도면 해가 뜨기 때문에 나의 신체리듬 역시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 날의 피로와 약간의 숙취가 있는 가운데 따가운 햇살이 나의 뺨을 스치고 있어서 금새 일어나고야 말았다. 여기에 여행으로 인한 아드레날린 분비가 넘쳐나는 가운데 티비를 켜고 그냥 일어나버렸다. 몸으로 느끼기에 대충 6시 40분에서 7시 정도라고 느꼈지만 이게 무슨일인가. 시계는 새벽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전에 도쿄에 갔을 때에도 서울보다 30분 정도 해가 빨리 떠서 상당히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여기는 그 보다 더했다. 아무래도 그야 말로 동쪽 끝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으나 (하코다테의 경도는 호주 시..

수줍음에 대해.-홋카이도 여행기 3

4. 신데렐라의 드레스 (하코다테역-하코다테산 전망대, 시영전차) 드디어 하코다테에 도착을 하였다. 집에서 나온지 11시간만이었다. 조금은 추우리라 예상하였지만 예상을 밖을 벗어난 추위였다. 날씨 예측을 다소 서늘한 수준으로 생각했던 나에게는 비까지 온 뒤 따뜻한 태양마저 가려버린 덕분에 오로지 빠르게 호텔로 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우처에 나와있는 안내에 따르면 호텔은 하코다테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초행길도 모자라 추위까지 엄슴을 하니 가는길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바람은 어찌나 쎄게 불던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캐리어 역시 무겁게만 느껴졌다.―한국의 늦봄 날씨를 예측하고 짐을 쌌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는 덕분에 무게만 더 나가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물론 ..

첫느낌에 대하여-홋카이도 여행기 2.

3. 대장정 (신치토세공항-미나미치토세역-하코다테, 특급 호쿠토) 동해 바다를 건너고 건너 곧 도착함을 알리는 안전벨트 싸인과 함께 비행기를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일본에 들어오고 난 이후 구름이 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정확히 어느 지점을 지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점점 구름이 가까워져가고 구름층을 통과하였을 때 어느 지점인지 비로소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바로 도마코마이 상공을 지나 신치토세 공항으로 접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가에는 빗방울이 맺히고 있었고 무언가 많이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윽고 구릉지대를 지나면서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이국에 왔음을 실감하였다. 천천히 스로틀을 내리고 날개측에 붙어있는 에어브레이크가 펼쳐지면서 엔진 출력소리가 줄..

푸르른 하늘 아래 낙원을 그리며-홋카이도 여행기 1

1. 프롤로그 어느 누구나 자유를 갈망하고 꿈을 꾸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소망은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단어와 함께 소멸이 되고 가슴 속에 아련한 꿈은 그저 한줌의 재가 되어 하늘로 날아갈 따름이다. 그 무엇보다 가슴 속에 남은 갑갑함들...나의 대한 미래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소중한 사람에 대한 생각 현실이 결박 시켜놓은 내 자유에 대한 분출 이 모든 것들이 섞여 있었다. 회사일도 지치기 시작하였고 도회지를 벗어나 낙원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조금은 천천히 내 마음 속의 혼란한 세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를 가야할지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해 갔었던 킨키지방을 갈 것인가 아니면 일본이 아닌 태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를 갈지에 대해 고민을 하였다. 하지..

프로축구 30년에 관한 이야기-2 마지막

1997년 K리그는 크게 주목받기 시작하는데 바로 안정환과 고종수의 출현일 것이다. 텅텅빈 운동장엔 활기가 돋기 시작했으며 월드컵예선의 후광까지 겹치며 운동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는 1999년까지 이어져 고종수, 이동국, 안정환 등의 신세대 스타들이 출현과 함께 지역내의 인기까지 더해져 경기장은 매일같이 붐볐다. 울산같은 경우는 자리가 없어 트랙에서 경기를 볼 정도였으니 어느정도의 인기였나 짐작이 가는가? 그러나 영광은 잠시 국가대표의 저질경기력과 스타선수들의 잇따른 해외진출은 K리그의 인기를 급속히 식게하였고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은 진출해야한다는 공감대아래 FC KOREA라고 불릴정도로 국가대표경기만 주구장창하면서 리그는 소외됐고 2001년과 2002년초반까지 텅빈 그라운드 속에서 서포터즈..

프로축구 30년에 관한 이야기-1

K리그가 시작한지 30년 그리고 31번째 시즌. 동대문 운동장에서 시작한 K리그는 당시 실업과 프로가 연합리그를 하는 형태로 구축되었고 연고지를 두고하기 보다는 지역을 순회하면서 리그를 진행하였다. 그러한 기조는 일화가 창단하던 시절까지 이어졌으며 프로와 실업이 분리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지역연고를 기반으로 한 리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것도 코미디에 가까운 것이 총 6팀 중 3팀이 서울연고(일화, LG, 유공)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세팀은 모두 영남팀으로 포철, 현대, 대우 등이었고 이미 그 시대에는 프로야구가 지역에 정착하며 뿌리내려서 축구가 열리는 동대문 운동장은 텅텅빈 관중석과 여기저기 파여서 패스조차 안되는 잔디만이 우리의 프로축구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1993년 일본의 J리그가 출범을 하는..

2010 도쿄여행 제 3일차 우에노 & 아키하바라; 시간과 문명의 발달선상에서.②

본 여행기는 2010년 9월 2일부터 9월 9일까지 총 8일간 도쿄와 그 주변지역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날짜가 다소 지났기 때문에 현재의 사정과는 안맞는 면이 있을 수 있으니 이점 유의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이 지역의 테마를 잡는다고 하면 시간의 흐름이라고 해두겠다. 세포로 시작하여 현대 문명의 발달에 이르기 까지 진화를 거듭하는 인류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에노에서아키하바라로 향한다면 시간의 흐름속에서 현재 우리네 생활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한손에는 테블릿피씨를 들고다니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진 이 시대까지. 물론 아키바자체가 오타쿠 문화 양산지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전자제품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는 점을 상기해두자. 지난번에 끝내지 못한 시타마치 풍속자료관 부터 시작하겠다. ..

일본여행/간토 2011.05.11

날개를 펴다-수원블루윙즈 vs 상암을 연고로한팀 리뷰

실로 오랜만에 리뷰를 쓰는 것 같다. 확인해보니 2009년 가시마전을 이후로 리뷰를 쓰지 않았는데 이유라면 역시 수원축구가 그 동안 개판이어서 쓸 내용이 없었다가 맞겠다. 사실 어느 누구도 지는 경기리뷰를 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패배의 이유를 알고 분석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이고 곱씹어봐야 기분만 나빠질 뿐이다. 그러니 리뷰 자체를 쓰지 않을 수 밖에. 1. 실망적인 아챔. 사실 4-4-2형태로 나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시드니 전은 팬들의 기대를 단번에 꺾여버리는 결과를 보여주고 말았다.ㅡ아마 이런 연유로 사람들이 더 기분이 좋아졌을 수 있다.ㅡ특히나 한명이 퇴장당한 상대를 상대로 위협적인 찬스를 단 한번만 만들어냈던 모습은..

2011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 vs 이란

오랜만에 쓰는 축구 포스트이다. 지난 2009년 부산과의 리그 경기 이후 무려 2년만에 쓰는 축구관련 포스트인데 그 사정으로 말하자면 솔직히 그 기간 만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성적도 바닥으로 떨어지고 여러 복합적인 사정들이 얽히다 보니 자연스레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줄어들었고 현재 연재 중인 도쿄여행기 마저도 방향을 잃고 표류중이다. 그래도 걱정마시라 적어도 3월 안에는 완결낼테니. 사실 도쿄여행기는 글 전개와 글의 방향성 때문에 고민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더 완성된 스타일의 글을 위해서는 더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잠시 쓸 때없는 이야기가 들어갔는데 오늘 새벽에는 한국 대 이란의 8강전 경기가 있었다. 96년 아시안컵 부터 이어져온 악연은 오늘에 까지 이어졌었는데 오늘 경기가 있기 전까지 양팀간의 ..

2010 도쿄여행 제 3일차-시간과 문명의발달 그 선상에서; 우에노 & 아키하바라 ①

인류가 이 땅에 서기 시작하고 또 문명을 시작하고 그리고 멀티미디어의 세상을 이룩하기 까지 참 긴 시간이 걸렸었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과거의 것은 없어지고 현재의 것만 남게 되는데 온고지신이라는 말 처럼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말 처럼 인류는 자신의 흔적을 어떻게든 남기고 싶어하고 과거를 앎으로서 현재가 있음을 인식한다. 이는 여행에 있어서 한가지 테마로서 갖춰지게 되는데 바로 이날의 테마는 시간과 인류의 진화였다. 도쿄에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우에노와 그 일대라 할 수 있는데 박물관과 근대식 건물 그리고 근대식 건물의 어우러짐과 시장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의 발달 그리고 이어서 아키하바라로 향하면서 느끼게 되는 문명의 발달이라는 그 시간적 흐름을 그대로 고..

일본여행/간토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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